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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르랠리] 스포티지 2호 6위 피날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역시 '지옥의 랠리' 였다.

살아 남은 경주차는 절반도 안되는 53대뿐. 기아 스포티지 2호차도 완주 차량 대열에 당당히 끼었다. 최고 경쟁 부문인 완전 개조(T3) 출전 차량 61대 가운데 T3.3에서 6위에 오르는 한국 모터 스포츠의 작은 승리였다.

21일간 6개국 1만7백39㎞를 달려온 2001 파리~다카르 랠리가 마침내 대장정을 끝냈다. 새해 첫날 새벽 겨울비를 맞으며 파리를 떠났던 랠리 행렬은 스페인~모로코~모리타니~말리를 거쳐 22일(한국시간) 새벽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장미 호수' 인근 최종 골인 지점에 도착했다.

자동차 부문에는 모두 1백13대가 출전했으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차량은 53대로 완주율이 46.9%에 그쳤다.

BMW.푸조팀은 한 대도 완주하지 못했으며, 8대가 출전한 메르세데스 팀은 3대만이 '장미 호수' 에 도착할 수 있었다. 42대를 출전시킨 도요타는 16대만 완주에 성공할 정도로 최악의 난코스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포티지 2대를 출전시킨 기아 팀은 커트 르 덕이 운전한 스포티지 2호차가 17일 16일째 경주부터 계속 구간 10위권에 오르는 막판 분전으로 최종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스포티지 1호차는 19일 경주에서 코스를 잘못 드는 바람에 막판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르 덕은 "일본의 미쓰비시나 닛산이 10년 만에 거둔 성적을 스포티지가 불과 2년 만에 해냈다" '며 "내년 대회에서는 우승을 노리겠다" '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독일의 미녀 드라이버 유타 클라인슈미트가 미쓰비시 파제로를 몰고 전체 구간을 70시간42분6초에 주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한 첫 여성 출전자가 됐다.

클라인슈미트는 마지막날 경주에서 비신사적인 승부욕을 보인 장 루이 슐레서(프랑스) 덕분에 어부지리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1위 히로 마쓰오카(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출발해야 했던 슐레서는 마쓰오카보다 먼저 출발했다.

출발 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1분당 2분씩 페널티를 받지만 앞서 달리면 페널티를 보상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깔린 고의적인 반칙이었다.

당황한 마쓰오카가 무리하게 주행하다 고장을 일으켜 슐레서의 '반칙 작전' 은 성공하는 듯했으나 대회조직위는 슐레서의 '비스포츠적인 행위' 에 1시간 벌점을 부여해 슐레서는 3위에 그쳤다.

한편 1백33대가 출전해 76대가 완주한 모터사이클 부문에서는 이탈리아의 파브리지오 메오니, 30대 가운데 18대가 완주한 트럭 부문에선 체코의 태트라 트럭이 우승했다.

다카르(세네갈)〓신준봉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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