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돈' 정국] 여 "강삼재 나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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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8일 오전 민주당 대표실. 당초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가 성원(과반수 참석)부족 때문에 간담회로 대체됐다.

최고위원 12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불참했다.

특히 선출직 최고위원 중 김중권(金重權)대표를 뺀 6명이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출국했다.

한화갑(韓和甲).이인제(李仁濟).정동영(鄭東泳).박상천(朴相千).김근태.정대철(鄭大哲)위원이 그들이다.

이해찬(李海瓚)위원은 중국을 방문 중이다.

이같은 지도부의 부분적 공백상태를 두고 당 일각에선 "안기부 자금 파문이 마무리되고 정국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신호" 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수사가 흐지부지 끝나는 것 아니냐" 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대야(對野)공세의 흐름조절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전선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기보다 국기문란 사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 이라고 말했다. "대야 공세의 과녁을 한나라당과 강삼재(姜三載)의원에게 집중하겠다" 는 것이다.

김중권 대표도 "돈을 받은 정치인은 출처를 모르고 받을 수 있다. 핵심은 (안기부의)돈을 받은 한나라당과 이를 집행한 姜의원" 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표는 "(검찰이)개별의원을 조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안기부 자금 사건의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표실 관계자는 "姜의원을 일반 의원들과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자진출두를 피하고 있는 姜의원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이 이날 창원집회에서 'DJ(김대중 대통령)비자금' 문제를 물고늘어지며 공세를 퍼부었지만 민주당은 외면했다.

"비자금.정치자금과 국가예산을 도둑질한 형사사건은 성격이 다르다" " 논점을 흐릴 수 있다 "(金대변인)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당분간 전선을 확대하지 않으면서 공세 수위를 조절한 뒤 설 연휴기간 중 귀향 홍보전을 벌일 계획이다. 이어 29~30일 의원연수를 통해 향후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당 관계자는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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