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도시' 명단서 사라진 양평…관측소 이전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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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록적인 추위가 연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데도 한때 '남한의 중강진(中江鎭)' 으로 알려졌던 경기도 양평이 혹한의 도시 이름에서 빠져 궁금증을 주고있다.

1970~80년대 겨울이면 전국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양평이 단골로 꼽히면서 '겨울철에는 살기 힘든 곳' 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일부에서는 땅값 마저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양평 주민들은 이 지역이 혹한지에서 탈출한 이유를 두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양평 보다 북쪽인 철원 지역에 대한 기상 관측이 87년 부터 시작된 점을 들고있다.

기상관측소가 남한의 최북단에 자리잡은 철원은 최저 기온을 매일 갱신했다.

또 80년대 말까지 찬바람이 부는 남한강변(양평읍 창대리)에 위치했던 양평기상관측소가 여름철 수해로 연이어 침수를 당하자 지난 91년 12월 양평읍 양근리 시내로 옮겨진 것도 '기온 상승' 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상관측소를 옮기기전 양평 지역의 최저 기온은 81년 1월5일 영하 32.6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 86년 1월17일엔 영하 27.5도 등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동안 양평의 최저 기온은 전국 최저 기온을 크게 웃돌고 있다.

철원이 영하 29.2도를 기록한 16일 양평은 영하 21.8도에 그쳤다.

양평의 최근 일주일 평균 기온도 철원에 비해 섭씨 7~8도 가량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어찌됐건 추위 때문에 만들어졌던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가 개선돼 최근의 강추위속에서도 주민들은 흡족해 한다" 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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