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북한 미술 특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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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Q:고등학교 미술교사입니다.1학년생을 대상으로 북한 미술에 대해 가르치려고 하는데 무엇을 다뤄야할지 막막합니다.북한미술의 특징과 미술교육 등에 대해 알려주시기바랍니다. 이한배(33.서울 관악구 봉천6동)

A:북한에서 '조형예술' 로 불리는 미술은 일반미술, 기념비미술, 실용 및 장식미술, 영화미술, 무대미술 등으로 나뉘어집니다.

우리가 말하는 회화.조각.공예.건축미술 등이 모두 이 분류에 포함되지요.

우리의 회화에 해당하는 일반미술은 조선화.유화(油畵).벽화.출판화.선전화 등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그들 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조선화입니다.

조선화는 전통적 의미의 동양화와 다르고, 그렇다고 서양화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장르입니다.

조선화는 동양화와 달리 원색 위주인데다 사물의 윤곽을 분명히 나타내는 선의 흐름을 중시합니다.

먹을 사용하는 수묵화보다 여러 색깔을 내는 채색화를 선호하지요.

자연풍경보다 항일투쟁 혹은 경제건설에 매진하는 노동자 모습을 주된 소재로 삼는 것도 조선화의 한 특징입니다.

전반적으로 사실적 기풍을 중시합니다.

조선화는 1966년 10월 김일성(金日成)주석이 "우리의 미술을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은 혁명적 미술로 발전시키자" 고 강조한 이래 미술계의 핵심 장르로 자리잡았습니다.

북한 미술의 또다른 특징은 정치선전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념비 미술에서 두드러집니다.

높이 20m의 김일성 동상을 중심으로 2백m에 이르는 만수대 대기념비를 비롯해 천리마동상.주체사상탑.개선문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미술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인민학교(4년.초등학교 해당)에서는 '도화' (그리기)와 '공작' 과목을 일주일에 1시간씩 배정해 1년에 총 68시간을 가르칩니다.

고등중학교(6년)에서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주당 1시간씩 미술을 가르칩니다.

미술계 전문학교인 조형예술학교는 인민학교 - 고등중학교 과정을 포함해 11년제로 운영됩니다.

이곳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달리 농촌지원.집단체조 등 각종 동원에서 제외되고 어릴 적부터 미술 재능을 살릴 수 있어 입학경쟁이 치열한 편입니다.

조형예술학교나 고등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미술가의 길을 걷고 싶으면 평양미술대학 진학에 도전할 수 있답니다.

북한은 당.정부 차원에서 미술가집단을 관리하는데, 만수대창작사에서는 무려 3천7백여명의 미술가가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각 가정이나 기관.기업소.농장에 걸려 있는 金주석.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초상화, 김일성배지를 비롯해 중요한 정치선전물은 이곳에서 제작됩니다.

金주석.金위원장 관련 미술품은 '1호작품' 으로 분류돼 특별관리하며 만수대창작사의 '1호작품 미술가' 외에는 그 누구도 제작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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