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금 제설'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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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시가 11일 제설작업에 소금을 사용하면서 소금과 염화칼슘의 제설 효과와 오염 정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이날 30㎏짜리 소금 1천6백20부대를 25㎏짜리 염화칼슘 3만7천여부대와 함께 뿌렸다.

시가 '소금 제설' 에 나선 것은 이번 겨울용으로 준비한 염화칼슘(51만부대)의 75%를 이미 사용해 폭설이 계속되면 금방 바닥날 것이기 때문.

이달 중 염화칼슘 17만부대를 추가 구입하지만 사용량이 급증하면 소금과 염화칼슘을 반반씩 섞어 뿌리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소금과 염화칼슘이 제설제로 쓰이는 것은 둘 다 눈의 어는 점을 0도 이하로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기 장.단점이 있다. 소금은 콘크리트를, 염화칼슘은 금속을 부식한다. 또 영하 6~10도를 기준으로 기온이 높으면 소금이, 기온이 낮으면 염화칼슘이 더 효과가 크다.

제설 속도는 염화칼슘이 빠르다. 그러나 가격면에선 소금을 쓰면 올해 염화칼슘 양을 기준으로 할 때 예산을 15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금을 사용하는데 대한 입장도 분분하다. 녹색연합의 서재철 부장은 "토양.식물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염화칼슘의 독성이 소금보다 강한 만큼 염화칼슘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밝혔다.

미생물 연구가인 김천득씨는 "미국.캐나다 등에선 소금만 사용하는 곳도 있다" 며 "염화칼슘 사용은 '빨리빨리' 만 외치는 시민의식과 관련이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제설효과, 교통 소통 및 도로 표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염화칼슘을 주 제설제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일각에선 도로 밑에 열선을 묻은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입구처럼 결빙우려 지역은 개설 당시부터 안전장치를 하거나 제설제를 쓰지 않는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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