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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이력제 도입하고 비행기서 면세품 판매 추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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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호 12면

천일염 세계화 포럼 창립총회가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오른쪽 둘째)·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오른쪽 셋째)이 정의화 의원(맨 오른쪽)·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맨 왼쪽) 등과 막걸리로 건배하고 있다. 신동연 기자

만화가 허영만 화백은 소금 예찬론자다. 자신의 작품 ‘식객’ 25권의 부제를 ‘소금의 계절’로 붙이기까지 했다. 전남 신안군 염전에서 생산한 갯벌 천일염의 맛과 가치를 탐구했다. 식객 4권(잊을 수 없는 맛)에서는 변산반도의 곰소 염전을 다뤘다. 허 화백은 ‘천일염 세계화 포럼’의 창립회원이다. 그를 19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2009년 12월 13일자 8면>

명사 등 200여 명 참여 ‘천일염 세계화 포럼’ 출범

-소금이 왜 중요한가.
“소금은 음식의 시작이다. 나는 한식 세계화 미팅 등 어디를 가나 소금을 말한다. 굉장히 중요한 식품인데 너무 싸고 매일 알게 모르게 먹으며 사니까 되레 무관심한 것 같다. 파나 고춧가루, 양파는 음식에 들어가도 자기 모습이 남아 있지만 소금은 형태가 없어지면서 맛을 낸다. 사회에도 소금 같은 존재가 많아야 한다.”

-천일염이 좋은 이유는.
“경상도·전라도·충청도의 음식 맛을 비교할 때 전라도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그 비결은 소금(천일염)이다.”

-천일염 세계화 복안은.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산 게랑드 소금보다 (국산 천일염의) 질이 좋지만 값은 싸다. 30㎏에 1만원 정도 한다. 1년 내내 3만원이면 되지만 일반인들은 천일염을 어디에서 사는지도 모른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허 화백은 일본에서 ‘요리의 철인’으로 통하는 저명 셰프인 이시나베 유타카가 식당을 열 때 소금 한 포대를 선물했다. “한국에는 좋은 소금이 없다”고 한 그의 말이 생각나서였다. 허 화백은 “추석이나 설엔 지인 50여 명에게 소금을 선물한다. 소금을 쓸 때마다 자신을 기억할 테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했다.

작가 황석영씨, ‘한국 소금에 미친 남자’의 저자 우에다 히데오도 ‘천일염 세계화 포럼’ 창립회원이다. 전남 무안·신안이 지역구인 이윤석 의원 등 여야 의원 30명도 뜻을 같이했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주호영 특임 장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전·현직 고위 관료와 손욱 농심 회장, 박성칠 대상 대표이사 등 기업 최고경영자도 회원이다.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창립총회. 이날 포럼 공동 대표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선출됐다. 장 장관은 인사말에서 허 화백의 식객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했다. “‘황금은 크지만 욕심의 금이고 소금은 작지만 생명의 금이다.’ 2008년 식품으로 인정된 이후 진가를 인정받는 천일염을 농림수산식품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 그는 소금의 이력 추적제를 도입해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포대갈이’를 막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제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김학용 의원은 천일염 세계화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올 상반기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내에서 천일염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양 항공사 측과 협의해 일단 최고 품질의 소포장 천일염을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해 홍보한 뒤 추후 기내 면세품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세계 각지에 있는 한식당과 재외공관을 천일염 공급·판매 기지로 만들기로 했다. 김 의원은 “현지에 대사가 부임할 때 식당 아줌마는 데리고 가도 소금 등 식자재는 그 나라 것을 쓴다”며 “한식의 기본이 되는 천일염을 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갯벌 천일염 생산지를 묶어 갯벌 투어 상품으로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낡은 천일염 생산 시설이다. 김 의원은 “인체 유해 논란이 제기된 PVC 장판을 걷어내고 소금 창고의 슬레이트 지붕에서 석면을 뜯어내는 친환경화 작업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은 사단법인화하기로 했다. 소금이 1963년 염관리법 제정 때부터 45년간 광물로 분류됐다 2008년 3월 28일 식품으로 바뀐 것을 기념해 다음 달 26일 국회에서 천일염 전시회와 함께 포
럼 1차 세미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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