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눈 더 내리면 어떡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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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년 만의 폭설 등 잦은 눈 때문에 서울시가 고민에 빠졌다. 염화칼슘 확보에 비상이 걸린데다 구청별로 제설작업의 진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조달청을 통해 확보한 염화칼슘은 모두 1만4천5백t(25㎏짜리 58만부대). 이 가운데 지난 7일 폭설 때 13만부대, 성탄절과 신정 때 12만부대를 뿌린 상태라 이미 43%를 사용했다.

더욱이 기상청은 15일까지 2~3일 간격으로 중부지방에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예고해 재고량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염화칼슘의 공급을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소금이나 모래보다 눈 녹이는 효과가 뛰어난 염화칼슘은 국내에선 동양화학만이 생산하고 있다. 그것도 간장이나 세제의 원료인 소다회 생산 때 나오는 부산물이라 생산량을 마음대로 늘리기가 어렵다.

서울시 제설대책본부 관계자는 "소금과 모래를 준비해 놓고 있지만 도심의 복잡한 교통여건상 짧은 시간에 제설 반응이 나타나는 염화칼슘이 가장 효과적"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중국산을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구청별로 들쭉날쭉한 제설작업도 골칫거리다. 재정 상태에 따라 장비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경우 제설차 3대에다 염화칼슘 살포기 2대, 소형 살포기 27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구는 간선 도로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제설차 2대와 염화칼슘 살포기 1대, 소형 살포기 2대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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