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르랠리] 모로코 국경서 지뢰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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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파리~다카르 랠리 '지옥의 코스' 가 시작된 것인가.

지난 8일 밤(한국시간) 모리타니에서 맞은 첫번째 경쟁구간에서 참가 차량이 지뢰를 밟아 포르투갈 운전자가 발목을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다.

포르투갈 모터사이클 지원차량이 모로코-모리타니 국경 지역에서 경주 코스를 벗어나 달리다 지뢰가 터지면서 운전자 호세 에두아르도 히베이로가 중상을 입고 모로코 군병원으로 후송돼 왼쪽 발을 잘라냈다.

모로코-모리타니 국경에는 과거 양국이 경쟁적으로 매설한 지뢰 상당수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대회 8일째 모로코 스마라를 출발, 연결구간 9㎞를 달린 후 시작된 경쟁구간 초반은 자갈밭.돌길이었다.

그러나 모리타니로 들어가면서 끝없는 '모래 바다' 가 시작됐다. 크고 작은 모래언덕(듄)들이 끊어질 듯 이어지며 마치 파도가 치는 바다와 같은 장관을 연출하는 에르그 지역이었다.

출전자들은 60~70m 높이의 듄은 돌아가고 10~15m 높이의 듄들은 직접 헤쳐나가며 도착지점까지 거리를 줄여나갔다.

하지만 완주가 목적인 출전 차량에는 난코스였다.

스포티지 2호차 운전자 커트 르덕은 "듄이 계속되는 구간에서는 듄 정상에서 내려가는 속력을 이용해 다음 듄을 타고 올라가는 일종의 파도타기 같은 요령이 필요하다" 며 "듄들의 형세를 읽고 어떻게 공략할지 재빨리 판단하지 못하면 모래 바다에 빠진다" 고 사막 주행 방법을 설명했다.

전날 기록에 따라 출발 시간이 늦어지므로 '갈 길은 먼데 해가 저문 경우' 에는 더욱 괴롭다.

방향을 식별할 지형.지물이 보이지 않아 위성항법장치(GPS)에만 의존해 달리다가는 길을 잃기 쉽다.

이날 목적지 엘 갈라위야에는 해저문 사막에서 헤매다 뒤늦게 숙영지를 찾아오는 출전 차량들로 밤늦도록 시끄러웠다.

전날까지 1위였던 호세 마리아 세르비아(스페인)가 경쟁구간 6백19㎞를 5시간14분27초에 달려 구간 1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지켰고 2, 3위는 합계 18시간18분15초, 18시간22분44초를 각각 기록한 미쓰비시팀의 장 피에르 퐁트네(프랑스).히로 마쓰오카(일본)였다.

스포티지 2호차 대런 스킬턴은 합계 20시간58분으로 전날 13위에서 14위로 밀렸다.

엘 갈라위야(모리타니)〓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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