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굶주린 야생동물 살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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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내 전역에 30㎝ 내외 폭설이 내려 먹이를 구하지 못한 야생동물들이 생존위기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도내 관공서.군(軍).시민들이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을 치우고 먹이를 뿌려주느라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 양구군 공무원과 산림조합 및 국유림관리소 직원, 방산면 독수리보호회 회원 등 1백여명은 8일 양구읍 하리 큰새골, 고대리, 방산면 현리 등 8개 마을에서 야생조수 먹이주기 활동을 벌였다.

이날 뿌려진 먹이는 독수리 먹이인 기름 5백㎏을 포함, 옥수수 7백㎏, 배합사료 1천㎏ 등 모두 2천2백㎏.

철원군도 8일 오후 공무원과 공익근무요원 군장병 등 1백50명이 참가해 동송저수지 앞 들판에서 벼와 옥수수 2t을 뿌렸다.

군은 두루미 등 철새들이 쉽게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5~10평 규모로 눈을 치운후 먹이를 뿌려주었다.

인제군은 7일의 폭설에 이어 9일에도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오는 10일 장수대 일대에서 2백40㎏의 먹이를 뿌려줄 계획이다.

군은 또 산간지역 군부대에 3천1백10㎏의 야생조수 먹이를 보급, 군장병을 통해 먹이를 줄 계획이다.

고성군은 오는 13일 통일전망대 인근에서 먹이주기와 함께 불법 엽구(獵具)를 수거할 계획이다.

도는 8일 폭설에 따른 야생조수 보호대책을 세우도록 시.군에 긴급 지시했다.

도 관계자는 "멧돼지 노루 등은 30㎝ 이하의 눈 속에서는 이를 헤치고 먹이를 찾을 수 있지만 철새들은 먹이를 찾기 어려워 시.군마다 나름대로 먹이주기를 하도록 했다" 고 말했다.

한편 도는 먹이를 찾아 마을 근처로 내려온 야생조수를 잡아 보호할 경우 멧돼지는 30만원, 노루와 고라니는 20만원, 오소리 너구리는 10만원씩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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