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자금공방] "안보자금 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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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나라당 강삼재 부총재는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덮어주고, 李총재는 姜부총재의 검찰 출두를 막고 있다."

민주당은 7일 안기부 자금의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 선거지원에 대한 비난공세의 초점을 李총재와 姜부총재에게 맞췄다.

김중권(金重權)대표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선 "이번 일은 절대 흐지부지해선 안된다" 며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키로 다짐했다.

이협(李協)총재비서실장은 "李총재는 '간첩 잡는 안보자금' 을 총선 때 뿌린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李실장은 이어 "李총재가 집권하면 세금을 도둑질해도, 북한군에게 총격을 요청해도, 안기부 예산을 선거에 써도 괜찮은 나라를 만들 것이냐" 며 거센 공세를 펼쳤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당시 신한국당 후보들이 안기부 예산만 선거자금으로 썼어도 법정 선거비용의 4배를 초과한 것" 이라는 통계수치까지 내놓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李총재가 비자금 유입 여부를 몰랐을 리 없다. 앞으로도 李총재의 사전 인지(認知)가능성에 총공세를 펼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럴 경우 정치자금 측면에서 3金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李총재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런 공세가 얼마나 먹힐지에 대한 고민도 여권 내부에 있다. 당 관계자는 "李총재가 당시 선대위의장을 했다고 하지만 안기부 비자금의 흐름에 개입했다는 물증이 없는 한 '의혹 부풀리기' 에는 한계가 있을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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