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원전 건설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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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신.증설 붐이 일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18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계를 인용해 현재 31개 국가에 439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최근 들어 31기의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11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중국은 2020년까지 원전 32기를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2.2%에 불과한 원전의 발전비중이 5% 이상으로 커진다.

인도는 현재 14기인 원자력 발전소를 앞으로 8년간 40여기로 늘릴 계획이며, 일본.우크라이나.루마니아.아르헨티나도 최근 잇따라 원전 확대계획을 발표했다.

핀란드는 1999년 이후 유럽에선 처음으로 올해 원전을 새로 발주했다. 발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어 1인당 원전 비중이 세계 최고인 프랑스도 최근 원전 1기를 더 짓기로 했다. 화석연료와 달리 온실가스 걱정이 없는 원전에 대한 관심이 유럽에서 커지고 있다.

로욜라 데 팔라치오 유럽연합(EU) 에너지 위원장은 "EU는 원전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79년 펜실베이니아 원전 사고 이후 25년간 신.증설을 중단했던 미국도 입장이 달라졌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자력을 장려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현재 가동 중인 26개 원전이 20년간의 가동 연장을 허가받았고, 최근 엑셀론 등 3개 회사가 원전 부지 인가신청을 냈다.

IAEA는 이런 추세에 따라 2050년께 전 세계의 전력 수요가 다섯배 늘어날 것이며 원전의 발전용량은 네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AEA의 핵 전문가 앨런 맥도널드는 "원전 확대로 핵 확산과 테러 위험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는 데 원자력 에너지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일본의 히타치(日立) 등은 다가올 원전 특수를 노리고 발 빠르게 공동 기술개발에 나섰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8일 히타치가 GE와 함께 '차세대 비등수 원자로'를 공동으로 개발해 미국과 중국의 원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급을 맞추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원전을 계속 건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모두 20기로 세계에서 일곱째로 많다.

허귀식.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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