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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새해 새포부] 고재영 구미원예수출공사 사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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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해는 국화 1천만송이를 일본으로 수출해 47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투자비 상환이 시작되는 해인 만큼 경영 내실화도 시급합니다."

부임 3개월째를 맞는 구미원예수출공사 고재영(高載英.59.농학박사.사진)사장의 새해 포부다.

구미시 옥성면 낙동강변 5만4천여평에 펼쳐진 구미화훼단지는 구미.경북은 물론 한국 첨단농업의 시금석으로 통한다.

규모면에서 동양 최대인 것은 물론 농업분야의 첫 지방공사다. 또 화훼 전량을 해외로 내보내는 수출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2000년엔 45억원의 외화를 벌었다.

高사장은 지난해 공개채용을 통해 사장으로 선임된 화훼전문가. 그는 수출이 수지가 맞느냐는 질문에 "시장 확보는 안정적" 이라고 말했다.

세계 7위의 화훼수입국인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화훼에 매력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국화 한송이의 평균가격이 4백50원 정도로 아직 네덜란드의 평균 7백원에 크게 못 미치는 점입니다. 품질 때문이지요. "

高사장은 "5백원만 받아도 괜찮다" 며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올 한해 일정 온도유지 등 기후조건을 개선하고 토양개량에 주력하겠다" 고 말했다.

또 포장상자의 규격을 바꿔 컨테이너 적재량을 늘리면 수송비를 지금보다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생산원가에 반영되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도 더 줄여나갈 계획이다.

꽃이 경기에 민감해 지난해 일본의 경기침체가 단가를 15%나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그는 "곧 일본 내각이 개편돼 경기부양책을 쓸 것이란 이야기도 있고, 값싼 난방을 해온 네덜란드가 천연가스 고갈이 멀잖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며 국제환경이 지금보다 호전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덧붙였다.

"일본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화훼산업의 미래는 없습니다. 당분간 국화 하나를 일본의 톱브랜드로 끌어올리는데 모든 힘을 모으겠습니다."

高사장은 국내 화훼농업에 대해 "아직도 내수는 미미한 만큼 수출만이 살 길" 이라며 "접목선인장은 세계시장의 80%를 차지할 만큼 화훼는 희망적이지만 연료비 부담이 문제" 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며 "지금보다 농민 수는 더 줄이고 재배면적은 더 넓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이라고 답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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