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이상난동… 추위 더 맵게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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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소한(小寒)추위가 맵다.

소한을 하루 앞둔 4일 전국의 최저 기온은 영하 19~영하 3도의 분포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영하 12도로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

서울 지역은 지난해 12월 12일 영하 9.2도, 26일 영하 11.4도, 31일 영하 8.2도를 기록했다.

이같은 날씨는 연중 가장 추운 1월의 지난 30년간 평균기온(영하 6.1도)과 아주 큰 격차는 아니다. 그런데도 올 겨울 추위가 매섭게 느껴지는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9년째 이상 난동(暖冬)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냈기 때문이다.

92년 이후 서울 지역의 겨울철 평균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1도 안팎씩 높았다.

1월 중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날도 95년 1일, 96년 2일, 97~99년은 각 4일뿐이었고 지난해는 7일을 기록했을 뿐이다.

기상청은 "올 겨울이 유난히 추운 것이 아니라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성탄절과 세모를 전후해 기온이 급강하,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올 겨울이 추운 것은 엘니뇨.라니냐 등 기상이변의 주범이 소멸 주기에 접어든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라니냐가 사라지면서 한반도의 겨울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수온대와 시베리아 내륙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간의 전형적인 세력 다툼이 제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몽골 북부의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찾아온 이번 추위를 고비로 올 겨울 한파가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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