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기부 돈 구여유입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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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검찰은 안기부(현 국가정보원)비자금 조성 경위와 정치권 지원 여부를 명백히 밝혀주기 바란다. " (민주당 金榮煥대변인)

"검찰이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또 자임하고 나섰다. " (한나라당 張光根부대변인)

여야는 3일 안기부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설을 놓고 격돌했다. 15대 총선(1996년 4월) 당시 거액의 안기부 비자금이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에 흘러들어간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서다.

한나라당은 '안기부 비자금설' 을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사정(司正)쇼" 라고 규정했다.

김기배(金杞培)총장 주재로 열린 당3역회의에선 "여권은 지난해 10월 초 박지원 게이트 등으로 자신들이 궁지에 몰리자 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가 다시 꺼내고 있다" 며 강경대응을 다짐했다. 민주당 의원 세명의 이적 파동을 물타기하려는 여권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묵은 얘기를 끄집어내 표적사정의 빌미로 삼으려 한다" 며 "여권의 치졸한 작태" 라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당시 신한국당 선대위의장이었던 李총재가 비자금 유입 여부를 알았는지,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배분됐는지 전모를 밝혀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중권(金重權)대표는 "당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검찰에 촉구할 것" 이라며 "한나라당이 우리보다 더 강하게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와야 의심받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시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측은 "상도동을 흠집내기 위한 정략적 음모" 라고 반발했다.

YS는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하고 있다. 신경쓰지 마라" 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이날 신년인사차 찾아온 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이에 관한 대화는 없었다고 朴의원이 전했다.

이양수.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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