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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파동' 정국] 한나라당 야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의 격앙된 분위기는 신정 연휴 기간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새해 업무를 시작한 2일 한나라당은 민주당 의원 세 명의 이적을 놓고 '꼼수' '패도(覇道)' '사술(詐術)' 등 격한 단어를 총동원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꿈에서라도 거짓말을 하였거든 깨어나 통탄을 하라)을 인용, "세 의원의 행동은 믿음의 정치를 실종시킨 金대통령의 새해 첫 작품" 이라며 "두 얼굴의 야누스적 대통령에게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 고 쏘아붙였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그런 사람들과 정치를 같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전화가 당으로 쇄도하고 있다" 고 소개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정치를 장난처럼 농단하고 뒤통수를 친다" 고 흥분했다.

총재단.지도위원 연석회의도 강경 대응으로 정계개편.개헌론에 쐐기를 박자는 내용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이 정권을 인정하고 미래를 맡겨야 하는지 통탄스럽다" 며 "지도자가 없는 불임 정당이 불륜으로 엉뚱한 일을 저지르려 한다" 고 입을 모았다고 權대변인이 전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국민이 민주당은 의원들을 인신매매하는 '정치 포주' 요, 세 의원의 입당원서는 '노비문서' 라는 비난까지 하고 있다" 고 비난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런 와중에 한 당직자는 "지난해 말 언론대책 문건과 예산안 처리 미숙으로 하향 곡선을 긋던 한나라당이 다시 주도권을 잡게 됐다" 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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