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옷처럼 입고 일터로 … 변기 앉으면 체중·맥박 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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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입는 컴퓨터. 화면이 허공에 나타난다.

컴퓨터를 옷처럼 입고, 마우스를 팔찌처럼 손목에 차고 일터로 나간다. 컴퓨터 화면이 허공에 나타난다. 그것도 입체 홀로그램으로.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이 10년 뒤 우리 생활에 변화를 몰고 올 10대 기술로 선정한 것 중 ‘입는 컴퓨터’가 만들어낼 일상이다. 지금도 입는 컴퓨터가 있지만 액세서리처럼 소형 컴퓨터나 키보드를 옷에 갖다 붙이는 식이라면, 미래엔 옷 그 자체가 컴퓨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손목에 차는 팔찌식 마우스는 사람의 손목 동작을 알아채 컴퓨터에 입력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과학기술평가원은 이를 비롯해 ‘3차원 디스플레이’ ‘간병 도우미 로봇’ 등 미래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줄 10가지 대표 기술을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국내 과학기술자 1000명의 아이디어를 받은 뒤 기술의 파급효과와 실현 가능성 등을 두루 따졌다. <표 참조>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로 관심이 더욱 커진 3차원(3D) 디스플레이 기술은 영화관에서뿐 아니라 가정에까지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영화관에서 안경을 써야 입체 화면을 즐길 수 있지만 안경 없이 즐기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됐다. 간병 도우미 로봇도 사람처럼 잘하진 못하지만 환자를 부축하거나 간병사를 도와주는 정도의 일은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기 생산 효율을 높인 휴대용 태양전지.

저탄소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고효율 휴대용 태양전지’ ‘스마트 원자로’ ‘저에너지 소비 건축’ 같은 기술이 나와 인류의 미래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휴대용 태양전지의 경우 무한 에너지원인 태양빛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기술이 다양하게 나올 전망이다. 지금의 태양전지보다 1.5~2배 정도 전기 생산효율이 높고, 자유자재로 구부리는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휴대용 전자장치의 전지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건축 바람은 이미 대세다. 태양전지 지붕은 물론이고 지하수를 통한 지열 활용, 고성능 단열재 사용 등으로 대부분의 주거용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건축물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원자로는 한국에서만 개발 중인 수출용 원자로로 완성 막바지다. 국토가 넓고 도시가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의 경우 도시별로 전기와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환자를 부축하거나 간병하는 로봇.

‘홈 헬스케어 시스템’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가능하게 됐다. 변기에 앉으면 체중과 맥박 등이, 침대에서는 숙면 여부, 실내에서는 하루 운동량 등이 자동으로 측정된다. 이런 정보를 주치의에게 인터넷으로 보내 건강을 체크한다. 응급환자한테는 의료진이 즉각 출동한다. 이 밖에 유전자 치료와 다목적 백신 등도 인류의 보건 향상에 크게 기여할 기술로 꼽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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