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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포트] 독일도 '해리포터' 열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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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새천년 첫해인 올해 독일 출판가도 세계적 문화현상인 '해리포터 열풍'을 비켜갈 수 없었다.소설부문 올 베스트셀러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해리포터 시리즈다.

지금까지 4권의 시리즈가 전세계에서 5천만권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영국보다 3개월 늦은 10월 14일 발매된 제4권 '해리포터-불의 잔'은 며칠만에 1백만권을 돌파했다.

'불의 잔'이 최근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올 전체적으로는 요즘 3위인 제3권 '마법의 돌'이 1위다.

2위는 '비밀의 방',3위는 '아즈카반의 죄수'이며 '불은 잔'은 4위에 올랐다.'불의 잔'원본인 영어판이 17위에 오르는 보기 드문 현상도 연출됐다.

이같은 해리포터 붐에 힘입어 그간 침체국면에 빠졌던 독일 출판계의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3% 늘어날 것으로 독일출판협회는 예상하고 있다.

이어 5위는 스웨덴 작가 헤닝 만켈의 추리소설 '한 여름의 살인'이, 6위는 벨트지 문학상수상자인 베른하르트 쉴링크의 애정소설 '사랑의 도피'가 차지했다.

7위는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셤의 '성서(Das Testament)', 8위는 1989년 89세의 나이로 자살한 슬로바키아 작가 산도르 마라이의 '불꽃'이 차지했다.

그 뒤를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추리소설작가 도나 레온의 '시뇨라 브루네티 사건'(9위)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영국작가 로자문드 필처의 '겨울의 태양'이 이었다. '겨울의 태양'은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어 꾸준히 5위에 랭크돼 곧 순위상승이 예상된다.

이렇게 보면 올 베스트셀러 10위까지 독일 작가의 작품은 '사랑의 도피' 하나뿐이다. 출판사도 독어권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출판사가 3개나 된다. 출판계에서도 '하나의 유럽'을 실감할 수 있다.

한편 비소설 부문에서는 최근 철자법이 새로 바뀌면서 두덴사(社)의 '독일어 맞춤법 사전'이 1위에 올라 독일인들의 실용적인 도서습관을 보여준다. 베르텔스만사의 '맞춤법 사전'도 11위에 올랐다.

2위는 독일 최고의 비평가인 마르첼 라이히 라니키의 자서전 '나의 인생'이 차지했고, 16세때 미국으로 건너가 억만장자가 된 보도 셰퍼의 돈버는 비결서 '재정적 자유로의 길'이 3위를 차지했다.

최근 여러 정치인들이 비망록과 자선전을 냈지만 조깅으로 유명한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의 '내 자신으로의 긴 주행'이 9위에 올랐을 뿐이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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