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 증시 리뷰] 증시 망친 사건·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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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결과가 나쁘면 그 이유도 많은 법.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사인 MSNBC는 올해 미 증시 폭락과 관련해 개인들의 주식투자에 악영향을 끼친 사건 및 태도 일곱가지를 최근 지적했다.

기록적인 성장을 이뤘던 1999년 주식투자의 교훈이 "위험이 클수록 고수익이 보장된다" 는 것이었다면 2000년의 교훈은 "투자할수록 당신 돈은 사라진다" 는 것이었는지 모른다고 MSNBC는 덧붙였다.

대표적인 악재로는 지난 3월 마이크로 스트래티지사가 최근 2년간의 수익을 재조정해 발표하면서 미래에 발생할 수익까지 포함시켰다가 들통난 사실이 꼽혔다.

이 회사 주가는 당시 3백33달러에 달했으나 지금은 1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차세대 마이크로소프트(MS)' 로 불리던 L&H의 침몰도 증시에는 큰 악재였다.

인텔.MS 등과 제휴하며 승승장구하던 L&H는 회계장부 조작으로 회사의 신인도가 크게 떨어졌고, 지금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닷컴 붐을 악용해 투자자들의 눈먼 돈을 마구잡이로 끌어댄 벤처 캐피털이나 이렇다 할 수익모델도 없이 기업공개에만 혈안이 된 기업들도 모두 증시 폭락에 '기여' 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주가 상승으로 한몫 챙기는 사람들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 쇼 등도 투자자들을 아무 생각없이 증시로 유인하는 데 일조했다고 MSNBC는 주장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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