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公僕).
공무원을 가리키는 말이죠.
하지만 이 말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닙니다.
국민이나 사회의
'머슴''심부름꾼'이란 뜻이니
누가 반기겠습니까?
그래서 공복이란 말에선
바위 같은 충직함이나
자기 낮춤의 미덕이 느껴집니다.
절대 국민을
배반하지 않을 거라는
굳건한 믿음.
내 손에 흙 묻혀도
힘든 이웃의 거름 한 짐
더 거들어주는 머슴정신.
그런데 약 30개월 전
떨쳐 일어난 공무원들이
전국공무원노조를 세웠지요.
"굴종의 역사를 타도하고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의 주체가 되리라"며.
머슴에서 노동자로
스스로 독립하고 승격한 건
축복받을 일이겠지요.
한데 그들이
상머슴을 자처한 시장을
줏대 없는 개로 규정하고는
스스로를
개 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주저앉힐 줄이야.
인터넷 사이트엔
개라는 말이 들어가는
막말과 욕설이 빗발치고…
그토록 부르짖던
상식과 정의는
무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를 바로 세우겠다는
사람들에게 등이 떠밀렸다죠.
*지난 15일 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의 일부 간부가 겨울철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것에 반대한 시장을 개에 빗대면서 시위를 벌인 사실이 보도되자 청주시와 전공노시지부 홈페이지 등에는 "지나치다"는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안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