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69조원·나스닥 3조달러 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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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해 전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관련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나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최고치 대비 3조달러(약 3천7백조원)나 감소했고, 한국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도 69조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나스닥 투자자들 큰 피해〓나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연초 가장 높았던 때와 비교해 3조달러나 감소했다.

올해 신규 상장이 활발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터넷 관련 업체들의 타격이 컸다.

CNN 방송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터넷지수' 를 구성하는 2백8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의 시가총액이 최고치에 비해 80% 이상 떨어졌다.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는 시가총액이 수천억달러나 감소했다.

인터넷 포털인 야후도 온라인 광고시장의 성장 부진에 따라 1천억달러 이상 시가총액이 줄어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인터넷캐피털그룹.CMGI 등도 1천억달러 가량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의 스티브 벵스턴 이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IT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모른 채 떨어지고 있다" 며 "출발은 거창하게 했으나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2차, 3차 자금조달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 이라고 말했다.

◇ 우울하기는 코스닥도 마찬가지〓코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서 최저치로 무너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올 한해 허공에 날린 돈이 무려 5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코스닥증권시장은 24일 지난해 폐장일인 12월 28일과 지난 22일의 시가총액을 비교해 투자 주체별로 주식투자 손실액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비교 기간 중 98조7천44억원에서 29조4백10억원으로 줄어들어 약 1년 사이에 69조6천6백34억원(70.58%)이나 감소했다.

이 기간 중 개인 대주주를 포함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28일 현재 보유 비중(77.95%)으로 계산한 결과 보유 시가총액 감소액이 54조3천2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관(보유 비중 4.71%)은 3조2천8백11억원, 외국인(2.16%)은 1조5천47억원의 시가총액 손실을 봤다.

김동호.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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