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책가방 고르기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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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영은(34·양천구 목동)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둘째 아이의 책가방을 사러 갔다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가방 위주였던 첫 아이 때와는 달리 가방 종류가 무척 다양했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예쁘고 가벼운 무게와 바른 자세를 도와주는 기능성까지 갖췄다는 설명을 듣고나니 마음이 끌린다.

교과서와 필기구 같은 학용품만 담고 다니는 책가방은 옛날 이야기다. 새학기를 앞두고 디자인은 기본,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기능성 책가방이 인기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스포츠담당 최혁준 주임은 “올해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책가방들이 대거 출시됐다”며 “책가방은 한 번 사면 몇 년 동안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을 고려한 기능성 책가방을 선호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다양한 기능 중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일까. 서울성모병원 척추센터 하기용 교수는 “무게·견고함과 함께 신체와의 밀착감,양쪽 어깨에 동일하게 가해지는 압력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옆으로 메거나 손으로 드는 가방은 신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하 교수는 “한쪽으로 메는 가방을 사용할 경우 20~30분 간격으로 바꿔 드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방을 사러 갈 때는 자녀와 동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의 키와 체격에 따라 착용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착용했을 때 어깨끈이 흘러내리지 않는지, 가방 내부에 수납공간이 적당한 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가방을 사러 갈 때 적당한 무게의 물건을 챙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체형 등판·밑판으로 자세 교정 효과

과학 원리를 적용하면 같은 무게라도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프로스펙스‘GH+ 책가방’은 등판과 밑판을 일체형으로 제작해 책을 넣었을 때 밑으로 처지는 현상을 없애 착용시 무게감을 줄였다. 이때 등판과 밑판의 각도는 90도 이하로 가방 속 내용물이 등 반대편으로 기우는 느낌을 줘 아이들이 의도적으로 허리를 펴도록 했다. 허리를 바로 세우면서 자연스레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된다. 등판에는 척추 보호를 위해 고압축 스펀지를 사용했다.

성장 발육 돕는 400g대 초경량 가방

가방 무게는 체중의 15%를 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평소 가방에 책을 적게 넣어야 하지만 아이들의 가방은 늘 무겁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 무거운 가방을 메면 어깨·목덜미·등 근육에 무리가 가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골 관절 발달에 영향을 줘 성장발육에 좋지 않다. 휠라와 휠라키즈는 특수 소재를 사용해 평균 600~800g인 책가방 무게를 400~500g대로 줄인 초경량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천연 고무나무 추출 소재인 라텍스를 사용해 빠르게 습기가 제거된다.


무게 분산으로 척추 휨 방지

무거운 가방을 멘 아이들이 가장 먼저 호소하는 것이 어깨 통증이다. 가방 무게가 끈을 통해 고스란히 어깨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집중되는 무게를 분산시키면 어깨의 충격뿐 아니라 등과 허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디다스의 ‘컬러팝’은 어깨 끈에 스프링 탄력을 줘 가방의 무게감을 덜어 주는 ‘로드 스프링(Load spring)’ 기술을 사용했다. 이는 무게에 의한 어깨의 충격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슐라젠’은 몰드형 하드케이스로 가방 무게를 양쪽 어깨에 균등하게 배분해 척추가 한쪽으로 휘는 것을 방지한다.

흔들림 고정하면 척추 무리 최소화

활동성이 강한 아이들은 가방을 메고 뛰어다니는 일이 잦다. 이때 가방이 흔들리면서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는데 평소보다 끈을 짧게 메면 가방의 흔들림이나 늘어짐을 고정할 수 있다. 헤드가 선보인 ‘모터헤드 백팩’은 등산배낭의 등판 시스템을 적용해 가방의 무게를 분산시키고 등판과 신체의 밀착감을 높였다. 가방에 장착된 가슴 줄이개는 가방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한다. 탈부착이 가능한 허리 보호대는 어깨에만 전달되던 가방 무게를 허리와 골반에도 나눠줘 등과 허리를 보호해 준다.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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