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없는 것이었다,이따금
불면으로 타오른다
불면으로 뜬눈으로 한밤 밝히고
대낮에도 강도처럼 나를 훔쳐
어디에도 없다
아득한 기억 더듬으며
시원의 빛 솟아나는 시간에서 공간 사이
떠돌지만 떠도는 것들이 어디
떠도는 것들 뿐이겠느냐
떠도는 것들은 떠돌다 스러지겠지만
스러진 그 자리에 뿌리는 혹여 뿌리 내려
새파란 바람 불게 하리
캄캄한 말이 있을 뿐
원래 없는 것이었다,어쩌다
-문충성(62)‘뿌리에 관한 명상’
떠도는 것들은 뿌리가 있다? 마음 하나 잡지 못 해서 몸 하나 붙여두지 못해서 천방지축 떠도는 우리네 사람들도 저 나무나 풀들처럼 뿌리가 있어서 정작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마음 가는대로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나를 가두지 못해 잠 못이루는 밤이 있고 밝은 대낮에도 나를 도둑 맞아 헛것이 되어 떠돌고 있다.
어디 바위 틈에라도 쉬일 곳 없이 떠돌다 스러지면 비로소 뿌리를 내리는 것인가.이 지친 걸음들은.
이근배<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