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럽·남미 훌리건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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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20일 밤(이하 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근교 덴 보시의 거리에는 수백명의 중무장한 경찰관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나흘 동안 폭동이 일어났던 거리는 고요했지만 경찰은 여전히 긴장한 표정이었다.

덴 보시는 지난 주말부터 훌리건(축구장 폭도)들의 폭동으로 수라장이었다.

시작은 지난 16일. 훌리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시장이 네덜란드 프로축구 홈경기를 취소했다.

그러자 흥분한 훌리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경찰은 4백여명의 인력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피에르 불레라는 30대 남자가 칼을 휘두르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불레는 지난해 경기장 경비원을 때려 경기장 출입이 금지된 전력이 있는 전형적인 훌리건이다.

훌리건들은 더 흥분했고, 이후 사흘간 벽돌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하는 소동이 이어졌다. 15명이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훌리건의 원조 영국에서도 지난 16일 셰필드에서 응원단 간에 패싸움이 벌어져 33명이 구속됐다.

훌리건 난동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지난 17일 축구경기 중 관중 난동이 일어나 경찰이 쏜 폭동 진압용 고무탄에 맞아 10대 소년이 숨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경기는 당연히 중단됐으며 25명이 다치고 20명이 구속됐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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