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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다이어트중에는 느리게 운동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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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나는 일부 사람들의 경우 다이어트 초기에는 운동을 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금한다고 하는 것이 맞으리라. 대부분 성실히 이 처방을 따르지만 한두명은 괜한 일을 벌렸다 고생을 사서하기도 한다. 얼마전 다이어트 습관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인다양은 초반에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녀는 전형적인 다이어트 중독증으로 폭식 경향이 있는 23세 대학교 4학년생이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그녀에게 다이어트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때 늘어난 체중 10kg은 대학교때의 잦은 다이어트 시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반복된 다이어트 시도와 어김없이 찾아오는 요요로 나를 찾았을때쯤 그녀의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 있었다. 그녀의 검사결과에서도 살빼기 매우 힘든 체질로 전환되어 있었다.

다이어트가 고행보다 힘들었던 그녀에게 우선은 즐겁게 다이어트 하는 태도가 필요하였다. 잦은 결식, 불규칙한 식사, 소식과 과식의 반복, 그리고 인스턴트 음식 남용으로 찌든 그녀의 식성을 바꾸기 위해 다이어트 인지 재구성 치료를 심도깊게 진행하였고 세 끼 반드시, 골고루, 한식, 약간 모자라게의 락樂(즐거운)다이어트 습관훈련을 처방하였다.

3주간 그녀는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1주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게 되니 오히려 체중이 약 500g 늘었다가 나머지 2주동안 1kg, 1.5kg을 감량하여 3주동안 2kg을 감량하였다.

그러던 그녀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4주째 방문시 그녀는 쭈빗쭈빗하였다. 요즘은 얼굴만 보아도 체중이 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 알수 있는데 그녀의 얼굴라인은 확연히 살이 찌고 있는 추세였다. 전주보다 체중이 1kg이나 늘어나 있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체중이 늘었다는 것보다 그녀의 다이어트 조급증이 발동하면서 그녀의 감정상태 역시 불안해졌다는데 있었다. 그녀는 매우 불안해하였다. 이유는 금방 발견되었다. 다이어트 습관훈련을 시작하면서 매일 해오고 있던 트레드밀(런닝머신)위주의 운동은 당분간 하지 않도록 처방하였다. 이 당분간은 위와 머리를 지배하는 식탐 본능이 절제력을 키울 수 있을때까지였다. 보통 사람들은 1-2개월안에 완성된다.

초반 체중감량이 의외로 잘 되자, 욕심이 난 그녀는 속도를 더 내기 위해 설마하면서 다시 트레드밀에 올라탔다. 그 찰나가 절묘하였다. 식사량이 줄어들고 위가 감소하면서 힘이 부치던 찰나에 하루 1시간 이상씩 트레드밀에서 사투를 벌였으니 서서히 절제모드를 찾아가던 그녀의 식탐 본능이 여지없이 깨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운동으로 급작스럽게 늘어난 체중은 금방 줄일수 있다. 그녀에게 음식칼로리와 운동칼로리의 불균형을 이야기하고 당분간은 식탐을 조절할수 있는 다이어트 습관훈련과 제대로 먹기 솔루션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집에서 체중을 재지 말 것도 다시 상기시켰다.

명석한 그녀는 금방 이야기를 잘 알아듣고 교정하였고 다시 체중감량 곡선은 정상을 그렸다.
그녀에게 운동처방이 내려진 것은 다이어트 습관훈련을 시작하고 2달이 지나서였다.

2달이 지나면서부터 그녀는 특정 음식에 대한 지나친 갈망과 스트레스 받을 때 폭식 경향을 현명하게 조절할 수 있는 식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에게 내려진 운동처방은 느리게 운동하기였다. 운동에도 연착륙이 필요한 까닭이다. 느리게 운동하기, 일명 슬로우 트레이닝은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 운동법으로 직장이나 집 등의 일상공간에서 할수 있다는 특징 이외에도 힘들지 않아 식욕을 당기게 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몸무게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대의 경우 남자는 체중의 40%, 여자는 35%이다. 30대 무렵부터 근육은 점점 줄어들어 70대에는 20대의 2/3가 된다. 주로 열량을 소모하는 조직이 근육이므로 근육량이 줄어드는 30대부터 체지방은 늘어난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체간을 유지하는 중심근육들의 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로우 트레이닝은 근육들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하는 동시에 근육속에 숨어있는 호흡기능을 강화시켜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중심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슬로우 트레이닝의 원칙

1. 되도록 간단한 준비운동이라도 한다.
2. 동작은 천천히, 호흡은 확실하게 한다.
3. 단련하려는 근육을 의식하면서 운동한다.
4. 쉬엄쉬엄하며 통증을 느끼면 무리해서 하지 않는다.

그림 참조: 근육만들기(평생 살찌지 않는 몸으로 건강하게 사는)

준비운동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운동은 제자리 크게 걷기이다. 제자리 크게 걷기를 5분정도 하여 어느 정도 땀을 낸후 본격적으로 아래의 슬로우 트레이닝을 한다.

무릎 가슴쪽으로 끌어당기기는 배근육과 배안쪽의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다. 요령은 다리에 너무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릎이 유연하게 위로 올라가도록 움직이는 것이다. 배와 배안쪽의 근육을 의식한 상태에서 숨을 세고 길게 내쉬면서 무릎을 천천히 가슴쪽으로 끌어당긴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자세를 되돌린다. 수련이 된 후에는 의자를 양팔로 잡고 두 다리를 동시에 올려도 된다.

발꿈치 들기는 종아리의 근육을 단련한다. 발끝들기는 정강이 근육을 사용한다. 중년층과 노년층은 넘어지는 사고를 막기 위하여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다리를 바깥쪽으로 벌리는 근육(중간볼기근)과 모으는 근육(모음근)을 사용하는 슬로우 트레이닝이다. 동작의 요령은 되도록 발을 바깥쪽으로 크게 벌리는 것이다.

무릎을 굽혔다 앉았다 일어설 때 단련되는 근육은 넙다리네갈래근, 큰볼기근, 햄스트링근육이다. 굽힐때는 무릎과 발끝이 같은 방향을 향하게 한다. 굽힐 때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기서 주의 할 점은 무릎을 완전히 펴거나 완전히 굽히지 말고 항상 넓적다리 근육을 긴장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팔굽혀펴기로 단련되는 근육은 가슴의 근육이다. 큰 가슴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면 양손을 어깨넓이의 1.5배정도 되게 넓게 벌리며 손끝을 약간 안쪽으로 향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가슴을 내리고 숨을 내쉬면서 가슴을 올린다.

그녀는 슬로우 트레이닝을 하루에 20분 정도 꾸준히 진행하였다. 다이어트 습관훈련으로 체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니 더 이상 운동은 살빼기 수단이 아니었다. 비로소 괴로운 운동 집착증으로부터 벗어나 즐기는 운동단계로 전환하였다. 지금 그녀는 운동강도를 높여 유산소운동이나 근력운동까지 병행하지만 운동 후 과식하는 습관은 완전히 사라졌다.

물론 운동 지속시간이나 횟수에 있어 다이어트 조급증 시절에 비하면 60-70%로 줄었지만 그녀는 고등학교 1학년때의 몸무게를 회복하였으며 몸매는 더욱 좋아졌다.

다이어트 동안에는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느리게 운동하라. ‘9988234’의 영원불변한 시크릿은 과유불급이다.

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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