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與' 다시 잠수…합당설 진화 안간힘

청와대와 민주당 등 여권 관계자들은 21일 자민련과의 합당론을 거북스러워 했다. 자민련 지도부가 불쾌해 하고 한나라당이 비난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다듬는 합당론은 '신(新)여권 창출론' 으로 정리된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DJP 공동정권 출범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합당▶자민련 김종필(JP)명예총재의 총재 추대가 골격이다.

◇ "구상한 적 없다" 〓그러나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은 "그런 것을 구상한 적도 없고, 현실적으로 할 수도 없는 일" 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그런 말을 꺼낼 때가 아니다" 고 말했다. 우선 국정쇄신 카드로 민심부터 되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金대통령은 새해 초 기자회견과 내각.청와대 개편을 단행해 민심을 추스를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신여권 창출론이 부각되면 '무리한 정계개편' 으로 비춰져 이런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 한나라 반발〓실제로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상생을 얘기하면서 정치판을 깨겠다는 비열한 공작을 하고 있다" (權哲賢대변인)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 소속 의원 부른 JP〓자민련도 반발했다. JP는 21일 소속의원 8명과의 만찬자리에서 "누구에게도 합당 얘기를 들어본 바 없다" 며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합당을 생각할 수 있겠나" 고 말했다.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은 "지금 합당한다면 상당수 의원들이 이탈할 것이 뻔하다" 며 "합당 희망은 민주당 사정일 뿐" 이라고 말했다. 강창희(姜昌熙)의원 등 강경그룹은 이런 논의 자체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 허주 "큰 울타리 속에서" 〓민주당이 연합의사를 타진 중인 민국당은 "합당은 방향이 잘못 됐다(金哲대변인)" 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김윤환(金潤煥)대표는 여권 인사들에게 "각당이 독자적으로 존립하면서 정책연합 형태의 큰 울타리 속에서 다수를 구축하자" 는 제안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내년 초 재등장" 예고〓무엇보다 여권이 신여권 창출론을 '덮으려' 한 이유는 "극비 결행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 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1990년 3당 합당도 미리 공론화했으면 실패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신여권 창출론은 일단 수면 아래로 들어갔지만 곧 재등장할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한다.

여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새해 정국 흐름은 임시국회(내년 1월 9일까지)가 끝날 때쯤 잡힐 것" 이라며 "정국 변수들이 새롭게 형성될 때 신여권 창출론은 핵심이 될 것" 이라고 예고했다.

이양수.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