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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남도문화 중심지로 사랑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북으로 전남의 명산인 월출산이 자리잡고 남으로 강진만이 펼쳐진 전남 강진. 유홍준 교수가 저서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에서 남도 문화답사 1번지로 손꼽은 곳이다.

어지러운 세상에 한줄기 빛을 던져주는 다산초당, 구수한 남도 사투리로 현대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영랑 김윤식의 생가, 신라때 창건된 고찰(무위사와 백련사), 고려 청자의 맥을 이어오는 강진 도요지.

발길닿는 곳마다 유적지와 관광지가 널려있어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남도문화의 중심지로 사랑받고 있다.

*** 발 닿는 곳마다 유적.관광지

조선시대 후기 행정을 연구한 대표적인 이론가로 인생을 불우하게 보낸 다산 정약용(1762~1836). 그는 신유사옥(1801) 때 서학에 관련돼 있다는 혐의로 장기현(경북 영일군)으로 유배됐다.

그러던중 다시 황사영 백서사건(1801)에 연루돼 셋째 형 '약전' 은 흑산도로, 다산은 강진으로 이배(移配)됐다.

다산은 강진에서 18년간 귀양살이를 하면서 목민심서.경세유표.흠흠심서 등 5백여권의 책을 저술, 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했다.

그는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산길을 넘어 혜장선사(1772~1811)와 서로 왕래하며 차를 마시고 사상적 영향을 주고받았다.

다산이 강진의 여러 곳을 전전하다 지금의 '다산초당' 에 자리를 잡은 것은 1808년의 일이다.

다산초당이 위치한 도암면 귤동마을 뒷산에는 녹차나무가 자생했기 때문에 '다산' 이라고 불리워졌다. 정약용의 당호는 '여유당' 이었으나 후에 다산으로 호를 바꿨다.

*** 고려말 서민불교 중심 백련사

백련사는 고려 후기 서민불교운동의 중심지로 '백련결사운동' 을 주창했던 곳이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산길에는 동백나무.후박나무.비자나무.왕대나무가 빼곡이 들어 차 있다. 산마루에 올라서면 강진만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백련사~다산초당은 1㎞의 산길로 10여분이 소요된다. 강진군청에서는 다산의 사상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다산초당을 복원하고 지난해에는 다산박물관을 개관했다.

박석환(44)다산유적지 관리소장은 "다산이 살아 계실 때나 지금이나 중앙정치가 어지러운 것은 비슷하다" 며 "유배생활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민족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시련을 겪으면서도 옥고(玉稿)를 남긴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큰 귀감" 이라고 설명한다.

강진만을 사이에 두고 다산초당 건너편 강진군 고려청자사업소(061-432-3225.강진군 대구면)는 국내 국보.보물급 청자의 80%를 생산했던 '청자의 산실' 이다.

청자사업소에는 청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고 관람객을 위해 청자빚기 체험장도 운영한다.

*** 도요지에선 청자 빚기 체험

관람객이 참가비를 내면 흙 2㎏을 주고 소품을 빚는 것을 도와준다. 작품을 만드는 데 3시간이 소요되며 작업이 끝나면 구워 집으로 가정으로 배달해준다. 참가비는 물컵 7천원, 자유제작 1만원이고 택배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강진읍내에는 '모란이 피기까지' 로 너무나 유명한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의 생가가 복원돼 있다. 그리고 강진만의 입구인 마량포구에서는 까막섬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강진군청 홈페이지(http://www.kangjin.chonnam.kr)을 통해 유적관광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강진군은 고려청자박물관~마량포구 일몰~백련사~다산초당~영랑생가~무위사 여정을 답사 코스로 추천한다.

글.사진=김세준 기자

<여행쪽지>

옛부터 '동(東)순천 서(西)강진' 으로 불리울 정도로 농산물과 해산물이 풍부한 고장이 강진. 호남지방을 다니다 보면 저마다의 손끝을 자랑하는 한정식집이 눈에 띈다.

넓은 기와집과 잔디밭, 그리고 은은한 가야금의 선율이 반겨주는 '청자골종가집(061-433-1100)' 도 그중 하나다.

다른 식당과 마찬가지로 해물(16종).육류(4종).밑반찬(20여종)이 한상 가득 나온다. 보는 사람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일정한 온도(영상 3~4도)에서 3년을 묵혔는데도 신맛이 나지 않는 김치는 먹고나서 한참동안 향긋한 향내가 입안 가득 남아있어 청자골이 내놓고 자랑한다.

한정식은 4인 기준으로 8만원. 두명일 경우는 6만원을 받아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남도의 맛깔스러운 요리를 감상하려면 한번쯤은 호사를 부려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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