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을 인수한다.
한화증권은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미국 푸르덴셜 측과 푸르덴셜투자증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감독기관 승인이 이뤄지면 한화증권은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지분 100%와 푸르덴셜투자증권이 보유한 푸르덴셜자산운용 지분 99.84%를 취득하게 된다. 인수가에 대해 한화증권 측은 “두 회사의 장부가(최대 49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화증권은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쳐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며 업계 10위권을 넘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화증권의 자기자본은 7332억원,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386억원이었다. 규모 면에서 업계 10위권인 동양종금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커진다.
지점 수는 57개에서 132개로, 직원도 현재 1100여 명에서 2000여 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특히 푸르덴셜이 전통적으로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어 이 부문의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한화 측은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에서도 푸르덴셜자산운용과 한화투신운용을 단순 합산할 경우 운용인력(56명)으로는 업계 2위, 운용자산(22조원) 규모로는 업계 4위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과거 3대 투신 중 하나였던 국민투신이 전신이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현대그룹이 인수해 현대투신증권으로 사명이 바뀌었다가, 2004년 다시 미국 푸르덴셜금융으로 넘어갔다. 미 푸르덴셜 측은 지난해 10월 매각 방침을 공식화한 뒤 국내외에서 인수 후보를 물색해 왔다. 처음에는 KB금융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그룹 내 사정으로 지난달 27일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KB금융의 중도하차로 경쟁자가 줄면서 인수 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내려왔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연초만 해도 인수 예상 가격이 6000억~7000억원 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화증권이 싸게 잘 산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화그룹 측도 “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로 종합금융그룹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자평했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