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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샘] 예술의전당 가려면 도시락을 싸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시중에서 2천원에도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샌드위치가 7천원, 묽어서 커피맛도 안나는 커피를 3천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올들어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에 식음료 시설에 대한 불만을 올린 관객은 50명이 넘는다. 하지만 줄기차게 민원이 올라와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로비의 심포니 카페는 커피를 최근 2천5백원에서 3천원으로 올렸다.

아이스커피는 4천원. 가장 많이 찾는 콜라는 종이팩 컵에 탄산을 섞은 소프트 드링크로 바꿔 2천원을 받는다. 샌드위치 등 식사류가 별 인기가 없자 음료수 값을 인상한 것이다.

셀프 서비스인데다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에는 앉을 자리도 없어 서서 마셔야 하는데도 말이다.

오페라극장 4층에 '피가로의 그릴' 이 입주했지만 짧은 시간에 간편한 식사를 하려는 대다수 관객의 불만은 여전하다.

그렇다고 도심에 위치한 다른 공연장처럼 옆 골목의 식당을 이용할 수도 없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건널목을 통과하기에는 시간이 급하다.

오페라하우스 지하의 예향(4천원)은 메뉴도 다양하지 못한데다 멀리 떨어져 있다.

예술의전당 직원은 물론 상주 예술단체 단원들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오토바이 배달로 밥을 시켜 먹지만 관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급을 가장한 부실한 음식' 을 먹거나 아예 체념해야 한다.

따라서 콘서트홀 로비의 카페는 비프 스튜같은 양념이 진한 메뉴는 물론 좌석도 아예 없앤 다음에 음료수와 케익.샌드위치등 간단한 식음료를 파는 곳으로 바꾸고, 건너편 서예관 1층쯤에 다양한 음식을 접시로 선택할 수 있는 셀프서비스 카페테리아가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

식음료 서비스는 임대료 수입원이 아니라 화장실 못잖게 필수적인 편의시설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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