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에 김원기 고문·김중권 위원 유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원기(金元基)고문이냐,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이냐' .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 후임으로 압축된 두 사람을 놓고 여권에서 여러 가지 평판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두 사람 모두 풍부한 정치 경험에다 金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 자격을 갖췄다" 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두 사람의 능력.경륜 외에 고려할 요인이 많아 金대통령이 고심 중" 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엔 金위원과 金고문을 둘러싸고 지지 입장이 갈리는 등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원기 고문 쪽의 모 의원은 "金고문은 당내 주류.비주류간 융합 능력이 돋보이고 원만한 대야(對野)관계를 이룰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金고문은 당내 비주류 리더 그룹에 속하면서도 동교동계와 관계가 좋고, 야당 중진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金고문이 호남 출신이고 1995년 金대통령의 정계 복귀를 비판하고 결별한 경력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동교동계 일부가 당에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金고문을 밀고 있다" 는 얘기까지 나온다. 金고문은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과 가까운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TK(대구.경북)출신으로 현 정권 첫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金위원의 경우 전국정당 이미지 부각과 영남의 '반(反)DJ 정서' 완화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물망에 올라 있다.

그러나 그가 원외(院外.총선 낙선)인 데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군에 포함돼 있는 것은 약점이다. 이인제(李仁濟).김근태 최고위원 등 차기 주자들은 그의 대표 발탁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서영훈 대표는 자신의 후임으로 金위원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金위원과 金고문에 대한 찬반 논란이 확산하면서 '제3의 인물' 을 물색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적임자가 없는 데다 시간도 부족해 金대통령의 선택폭은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