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일본 애니 '강다무' 시리즈 도미노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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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가 살아있는 한, 아니 내 사후에도 '강다무(ガソダム)' 시리즈는 계속될 겁니다. "

20년 넘게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국민 애니메이션' 이란 별명을 얻은 '강다무(한국에서는 '건담' 으로 알려지고 있음)'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59)이 대구 영진전문대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첫 방한인 도미노 감독은 "한국 TV에서 이 시리즈를 방영한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나를 알고 기자회견을 하는지 무척 놀랍다" 며 한국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1979년 '강다무' 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성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는 그는 "당초 1년간 TV에 방영할 예정으로 '기동전사 강다무' 작업을 시작했는데 시청률이 너무 낮아 중도하차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고 회상했다.

하지만 '강다무' 는 전투 장면과 상황 설정 등 작품 전반에 현실성을 강조한 새로운 형식의 로봇 메카닉물로 점차 팬들과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도미노는 "전쟁을 사실적으로 다뤘지만 그렇다고 내가 전쟁을 좋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며 "단지 대중이 호응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 로봇을 등장시키고, 그러다 보니 전쟁을 소재로 하게 됐다" 고 말했다.

64년 '만화의 신' 으로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의 무시프로덕션에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한 그는 이후 40년 가까이 줄곧 전쟁을 소재로 한 메카닉 애니메이션만을 고집해 왔다.

그는 "평론가나 팬들이 때론 자신을 전쟁광으로 오해하지만 나는 평화주의자" 라고 강조했다.

최근 애니메이션 업계가 디지털 제작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대해 그는 "지금의 디지털 기술은 2~3년 후면 금방 싫증낼 수준" 이라고 말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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