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인터넷 장비업체 ‘시스코’ 한국에 아시아 데이터센터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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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세계 최대 인터넷 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가 아시아 허브(중심)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범구(49·사진)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9일 기자와 만나 “미 본사에서 아시아 허브 데이터센터 구축 후보지로 말레이시아와 함께 한국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코 내부에서는 이 센터를 당초 말레이시아에 세우는 방안이 추진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시스코가 인천 송도에 유비쿼터스 시티 프로젝트를 벌이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이 강력한 후보지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특히 본사에서 향후 한국 시장의 급성장을 이유로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한국지사도 본사에 인천 송도를 후보지로 강하게 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아시아 허브 데이터센터 건설안을 올해 내 확정한 뒤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1984년 실리콘밸리에서 통신장비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90년대 말 유선 인터넷 대중화에 힘입어 세계 1위 인터넷 네트워크 업체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인터넷 거품이 꺼지면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부터 모바일 인터넷이 뜨기 시작하면서 제2의 성장기를 맞고 있다. 아시아 허브 데이터센터는 시스코의 새로운 글로벌 공략 전초기지다.

시스코는 최근 경영진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존 챔버스 회장은 지난해 4월 서울을 방문해 “앞으로 한국 정보기술(IT) 네트워크 분야에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최고경영자(CEO)로 꼽힌 윔 엘프링크 부회장도 5월 방한해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투자규모도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또 한국에서 차세대 3차원 화상회의(텔레프레즌스)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인도에 있는 텔레프레즌스 솔루션 개발팀 중 일부를 한국에 상주시켜 다양한 비즈니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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