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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NGO란 무엇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국내에서도 최근 NGO(비정부기구)학회가 창립되는 등 NGO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NGO학과를 창설한 대학도 여럿 있다. NGO 중심의 '시민운동' 을 뒷받침할 이론적 토대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이야기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NGO의 '운동성' 만이 강조되다 보니 변변한 안내 서적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신문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간 정도가 고작이다.

다행히 매스미디어의 폭발적인 관심 덕에 용어의 생경함은 진작 벗어났다. 출판사가 관련 시리즈를 내겠다고 서두르는 것도 이런 분위기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NGO학' 의 원론서다. 따라서 NGO의 연원과 양태.제도 등이 충실히 담겼다.

현실참여적 교풍(校風)을 추구하고 있는 성공회대가 기획한 '성공회대 NGO총서' 중의 하나로 나왔다. 이 대학 조희연.김동춘 교수 등이 주축이다.

첫째 장에서는 '시민사회와 NGO' 를 다룬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 사회가 민주화의 길로 들어서면서 '시민사회' 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었다. 참여민주주의의 동력으로서 NGO는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짚었다. 물론 역사와 개념정의도 담겼다.

관심이 높아가면서 NGO를 표방한 단체들이 넘쳐난다. 지난해 기준으로 4천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도대체 이들의 활동분야와 유형은 무엇인가, 그 답을 제2장에 넣었다.

제3~6장에서는 나라별 현황과 제도, 시민교육의 문제 등을 짚었다.

최근 NGO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역량이 축적되면서 문제점도 커지고 있다. 또 의료계 파업에서 보듯, 각 이익집단의 요구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 그동안 말 많던 NGO는 한마디도 못했다.

NGO의 권력화.신성화 경향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 원론 다음의 책에서는 이런 문제가 쟁점이 돼야 할 때가 왔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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