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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아파트 기숙사'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수도권 출신 학생이 많은 충청지역 대학들 중에 미분양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기숙사로 활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교외 기숙사는 학교 입장에서는 기숙사 부지난과 건립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도 하숙이나 자취의 3분의1 정도 비용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새로운 형태의 학생복지시설로 인기가 높다.

충남 아산 순천향대는 학교에서 2㎞쯤 떨어진 곳의 미분양 임대아파트 3백90가구를 기숙사로 임차, 내년 신학기부터 2천여명의 학생들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임대 비용은 5년에 6억9천만원.

임대아파트의 학생 한 명당 이용료는 연간 64만(2인1실)~45만원으로 하숙비(월 20만~30만원)나 학교 기숙사비(연간 80만원)에 비해 훨씬 싸다. 학교측은 임대아파트에 농구장과 도서관 등 부대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천수(李千洙)총장은 "재학생(8천여명)의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통학하고 있지만 교내 기숙사는 1천명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 이라며 "교내에 기숙사를 건립하려 해도 부지 확보가 어려워 아파트를 빌렸다" 고 말했다.

충남도립 청양대학(청양읍 벽천리)도 학교 앞에 현재 짓고 있는 임대아파트(총 3백70가구) 2백가구를 학생 기숙사로 쓰기로 하고 최근 주택공사와 계약을 마쳤다.

청양대는 2002년에는 재학생의 절반 정도인 외지 출신 학생 6백여명을 임대아파트에 모두 수용, 기숙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계획이다. 임대아파트 월 사용료는 1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또 홍성군 청운대학(홍성읍 남장리)은 지난해부터 학교앞 오피스텔 8개(3백명 수용)를 임차해 학생기숙사로 쓰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교외 기숙사가 속속 등장하자 그동안 호황을 누려온 대학가의 자취.하숙집들은 비상이 걸렸다.

순천향대 주변 하숙집 운영 주민 2백여명은 "학생들을 겨냥해 시설투자를 한 비용이 적지 않다" 며 학교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 교외 기숙사 규모를 당초 예정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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