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서봉수 "나 아직 안 죽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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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봉수(사진)9단이 9단들만 출전하는 맥심배 입신연승최강전에서 손꼽히는 강자인 최명훈9단을 흑 불계로 꺾고 16강전에 진출했다.

별일이 아닌 것 같지만 바둑계에선 이 모습을 보며 "서봉수9단이 살아나고 있다. 아직 죽지 않았다"고 소근거리고 있다. 서9단이 최근 한국리그에서 홍민표를 꺾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몫했다.

서봉수는 조훈현, 이창호가 출전하지 않는 맥심배에서조차 우승을 유창혁이나 장수영, 루이나이네이에게 내줘야 했다.

신예들에겐 이기는 일이 적어졌다. 이런 판국에 TV속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바람에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한국리그에선 4장으로 내려앉았고 4장에서도 다섯번째로 지명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런 서9단은 한국리그에서 젊은 강자들을 꺾으며 3승2패로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는 데다 이번에 최명훈이란 강자를 TV속기에서 또 제치자 분위기는 확실히 변했다.

7년 전 국가대항전인 진로배에서 9연승의 대기록을 작성한 뒤 내리막 길을 걸어왔던 서봉수가 잡초류의 대명사답게 다시 한번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해 재기에 성공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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