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대전 엄마들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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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학생 女입니다. 그리고 왕따죠. 학교 가기가 너무 두려워요.” 한 여중생이 1일 새벽 인터넷 카페에 학교 폭력을 막아 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글이다. 이 여학생은 “자신과 관련된 좋지 않은 소문이 학교에 퍼져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이전처럼 지낼 방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개학 첫날 대전 A중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 김모(13)군이 동급생 6∼7명에게 교실과 복도로 끌려 다니며 폭행을 당했다. 방학 동안에 상납하라는 요구를 무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전 모 중학교 2학년 이모(14)양은 3일 같은 반 친구 등 3명에게 주차장과 공원 화장실, 노래방 등으로 끌려 다니며 얻어맞아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가해 학생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라”고 협박하며 휴대전화로 맹세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개학을 전후해 대전지역 일부 중·고교에서 폭력이 잇따르고 있다.이는 새로 진급한 학년에서 서열을 세우고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일부 학생들의 빗나간 행동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해 대전지역 아줌마들이 나섰다.

초·중·고생 자녀를 둔 대전지역 아줌마 100여명은 지난달 말 ‘패트롤 맘’대전연합회(회장 정미자)를 결성하고 수시로 학교 주변을 순찰한다.  이들의 활동은 주로 등·하교시 학교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우범지역 순찰을 돌면서 지금까지 10여건의 폭력을 적발했다.패트롤 맘 회원들은 학교 폭력을 적발하면 처벌보다는 선도 위주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순찰대원들은 또 학교 폭력 예방 뿐만아니라 학교주변 문방구나 오락실 등 학생들이 탈선하기 쉬운 업소도 순찰을 한다. 불량식품이나 음란성 게임 등을 적발하기 위해서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패트로 맘’회원들은 앞으로 상담교사·생활지도교사와 연계해 학교 폭력 근절위한 쳬계적인 활동을 벌일 계획도 세웠다.수업 중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도 막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장 중심의 활동을 위해 학교·교육·경찰 등 유관기관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해 나갈 계획이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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