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이봉주 2위 다시 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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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

한국 남자 마라톤의 간판 이봉주(30.삼성전자)가 제54회 일본 후쿠오카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자신의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을 깨지는 못했지만 시드니 올림픽 도중 넘어져 24위로 처졌던 아픔을 일단 털어버린 이봉주는 내년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육상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봉주는 3일 오후 포근한 날씨(낮 최고기온 17도) 속에 벌어진 경기에서 막판 스퍼트로 2시간9분4초로 골인, 후지타 아쓰시(2시간6분51초.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레이스에서는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게자헹 아베라(에티오피아)를 비롯, 호나우두 다 코스타(브라질).거트 타이스(남아공).프레드 키프로프(케냐)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이봉주는 이가라시 노리아키(일본)의 끈질긴 견제에도 꾸준히 선두그룹을 유지했지만 29㎞ 지점부터 올해 세번째 풀코스 도전이 부담이 되는 듯 뒤처졌다.

반환점인 31.5㎞ 지점을 5위로 통과한 이봉주는 2백여m 앞에서 수위다툼을 벌이는 후지타와 아베라를 따라잡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96년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초인적인 막판 스퍼트로 우승한 뒷심을 다시 냈다.

속도를 높인 이봉주는 체력이 처져 뒤로 물러나가는 아베라를 제쳤다. 골인 지점이 있는 헤이와다이 스타디움 바로 앞에서는 압델라 베아르(프랑스)도 앞질렀다.

1위 후지타(24)는 마라톤 풀코스 경력이 1년밖에 안되는 신예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10분대)을 4분이나 단축하고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했다.

아시아 기록은 지난해 일본의 이누부시 다가유키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6분57초였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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