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지역 과일값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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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울산.경남지역 특산품 가격이 떨어져 재배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있다.

일부 특산품은 수확량이 감소했는데도 소비가 줄어 값이 폭락,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가격이 폭락하자 농협 등에서 소비촉진 운동에 나서고 있다.

◇ 유자.대파가격 절반 수준〓지난달 말부터 본격 수확되고 있는 경남 남해유자는 1접(15㎏)에 접목종(접 붙인 종)은 2만~2만5천원, 야생종은 3만~4만원선에 팔려 2년 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폭락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유자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0% 줄었는데도 값은 20% 이상 내려 1상자에 2만원에 팔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가덕 유자는 예전에는 수확되자마자 대부분 팔렸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에서 본격 출하되는 명지 대파는 평당 4천~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평당 1만원에 팔렸다.

농민들은 "평당 7천원은 받아야 생산비를 맞출 수 있다" 며 한숨짓고 있다.

◇ 방울토마토 수출길 막혀 폭락〓울산 방울토마토 가격은 한달 만에 3분의1 수준으로 폭락했다.

1일 울산 방울토마도의 산지 가격은 한 상자에 6천3백원~8천원에 형성돼 지난달 초 2만2천원에 비해 평균 70%나 떨어졌다.

일본이 잔류농약 문제를 내세워 수입을 중단하면서 수출 물량이 시중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재배농민 권해옥(權海玉.46.울주군 언양읍 직동리)씨는 "방울토마토 가격이 수확 인건비와 판매 수수료 밖에 안된다" 며 울상을 지었다.

방울토마토 가격이 폭락하자 울산지역 토마토 수출단지 23농가 중 6농가는 수확을 포기했다.

나머지 농가는 수출이 재개될 것을 기대하며 월 평균 60만원의 난방비를 감수하며 재배를 계속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24일 방울 토마토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1백여 상자를 구입했다.

◇ 단감.사과 20% 이상 떨어져〓1일 경남단감농협에서 진영단감은 한 상자(15㎏.60개 이내)에 1만7천~2만원에 팔려 지난해 보다 3천~4천원이 떨어졌다.

경남단감농협 안순환(安順煥)지도과장은 "11월 초 비가 많이 내리고 온도가 높아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떨어졌다" 고 말했다.

단감농협측은 해마다 생산된 단감의 50% 정도 저장했으나 올해는 35% 정도밖에 저장 할 수 없어 가격이 계속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 거창.얼음골 사과 값도 지난해에 비해 25% 정도 하락했다. 지난해 3만5천~3만7천원하던 거창사과 상품 한 상자(15㎏)가 요즘 2만8천원~3만원에 팔리고 있다.

사과 동남아 수출가격도 값싼 중국산 때문에 한 상자(10㎏)6천~7천원으로 지난해 9천~1만원 보다 3천원 떨어졌다.

허상천.정용백.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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