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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하천정책 선진국에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선진국 하천정책의 주된 흐름은 빗물을 자기 재산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이용하는 것이다.

일본 도쿄(東京)에서는 학교운동장.주차장.공원녹지 등에 빗물을 모으는 저류시설을 설치하고 인도나 도로에 빗물이 스며들 수 있게 포장하는 사업이 활발하다.

가정에서는 처마끝에 설치한 빗물받이로 빗물을 받은 뒤 이를 땅에 묻은 지름 36㎝의 구멍이 뚫린 콘크리트독(침투통)에 모으고 있다.

빗물이 넘치면 침투통과 연결된 침투트렌치라는 관을 지나면서 빗물이 토양으로 흡수된다. 가정에서 이 시설을 설치하면 국가에서 설치비의 50%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일본은 또 '다자연 하천가꾸기 사업' 을 통해 치수기능을 유지한 채 생물들의 중요한 서식처인 동시에 문화적으로 지역의 상징이 되고 정서적 풍요로움까지 주는 곳으로 하천을 바꾸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섭 박사는 "요코하마(橫濱)시 교외의 이타지천은 하천 양쪽을 콘크리트 제방으로 쌓은 전형적인 도시하천이었다.

그러나 물길을 구불구불하게 하고 주변에 갈대숲을 만들며 강바닥을 여울과 웅덩이가 반복되도록 바꾼 후 하천이 되살아나 야생조류.어류.곤충들이 되돌아왔다" 고 말했다.

이같은 하천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본은 주무부서인 건설성 안에 하천국을 두고 4천5백여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독일은 한 방울의 빗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을 만큼 하천정책이 철저하다.

가정에선 내린 빗물을 홈통으로 모은 뒤 이를 주거단지 내 연못으로 자연스럽게 내려 보낸다.

지면이 연못을 향해 완만한 경사가 지도록 설계해 땅에 흡수되지 못한 빗물은 연못으로 빨려들어간다.

이 빗물은 변기용수나 세차용수, 정원의 허드렛물로 활용되기도 하고 땅속에서 자연정화시킨 뒤에 물리적 처리를 거쳐 상수도로 공급되기도 한다.

대진대 최주영 교수는 "우리는 도시면적의 70% 이상이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반면 독일은 도시면적의 70% 이상이 물이 스며들 수 있는 토양" 이라고 설명했다. 생태계를 고려한 자연형 하천은 독일에서 처음 시도됐다.

독일의 근자연형 하천공법은 수로의 직선화를 피하고 자연스런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도록 하고 유수지와 홍수지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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