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시민 3만여명 '반성의 인간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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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945년 나치 독일이 항복을 선언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 기념 행사가 8일 유럽 전역에서 열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부시는 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중 숨진 미군 8301명이 안장된 마르그라텐 묘지를 참배했다.

독일군이 항복 문서에 조인했던 프랑스 렝스에선 미국.영국.러시아 등 당시 연합국과 각국 프랑스 주재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랑스 정부의 공식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미셸 마리 국방장관은 기념식 후 '항복 박물관'에서 열린 전몰자 추모예배에 참석했다.

체코 프라하에선 이리 파로베크 총리가 체코.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군인 묘 264기가 있는 연합군 묘역과 러시아.벨로루시.카자흐스탄 등으로 구성된 소련군 묘역을 참배했다.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으로 의회에서 개최한 '2차 세계대전 종전 및 나치 압제 해방 60주년 기념식'에서 나치 과거사를 재차 반성하면서 민주주의와 관용 정신, 모든 차별과 억압에 대한 저항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독일 베를린에서는 나치 독일의 패망은 독일 민주주의의 출발점이었다는 뜻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축제'라는 제목으로 7일부터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열리고 있다. 시민 3만여 명은 촛불을 들고 브란덴부르크 관문을 중심으로 수 ㎞에 걸쳐 '인간띠'를 만든 채 밤을 지새우며 전쟁을 반성하고 평화를 기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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