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클래스 타보니 젊어진 디자인에 경제성까지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벤츠 C클래스는 ‘성공한 장년이 타는 차’라는 기존 벤츠에 대한 관념을 뒤엎은 차다. 젊어진 디자인에 연비가 좋아 경제성을 더한 모델이다. 고속에서의 탁월한 안정감과 탄탄한 하체는 C클래스를 벤츠라고 부를 수 있게 한다.

C클래스 가운데 가장 작은 배기량으로 보급형인 C200K 아방가르드의 2010년 모델을 시승해봤다. 벤츠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5000만원대라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외관은 우선 스포티를 강조했다. 독특함보다는 균형과 보편을 택해왔던 기존 디자인과 달리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층 젊어졌다.

헤드라이트는 벤츠를 대표하는 S클래스를 닮았다. 공기 역학적 사이드 미러 디자인을 도입해 날렵한 느낌을 준다.

신형 C클래스는 구형에 비해 차체 크기도 커졌다. 중대형급인 E클래스를 넘볼 정도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55mm, 42mm 늘어났다.

벤츠의 가장 뛰어난 점은 조화에 있다. ▶BMW가 달리기와 브레이크 성능에 주력하고 ▶렉서스는 정숙성과 인테리어의 고급감 ▶아우디가 빼어난 실내외 디자인과 인테리어 질감에 주력한다면 벤츠는 이런 모든 것들을 소화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데 있다.

우선 C클래스의 시트는 무척 편안하다. 기자가 시트의 안락성에서 최고로 치는 볼보에 뒤지지 않는다. 장거리 운전을 해도 피곤하지 않다. 계기판과 센터 펜시아에 늘어선 버튼은 모두 큼지막하다. 각종 기능이 간단한 그림으로 표시돼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어떤 기능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실내에서 뒷좌석까지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 적용됐다.

내비게이션은 새로 단장했지만 여전치 기대에 못 미친다. 대부분 수입차가 터치 스크린 방식을 쓰는 데 비해 벤츠는 아직도 구형 리모컨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

시동을 걸면 벤츠 특유의 잔잔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가속은 동급 BMW 320 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고속에서 안정감은 벤츠임을 확인해준다. 시속 120㎞가 넘으면 작은 차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도로에 착 달라붙는다.

엔진은 배기량 1.8L의 직렬 4기통이다. 차체 무게에 비해 부족한 배기량을 출력을 높이는 터보장치를 달아 보강했다. 최고 184마력에 최대토크 25.5kg·m를 낸다. 넉넉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답답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8초로 국산 중형차보다 한 수 위다. 변속기는 자동 5단이다. 요즘 6단이 대세인지라 다소 아쉽다.

승차감을 좌우하는 서스펜션은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아 벤츠의 조화로움이 느껴진다. 핸들링은 과격하게 코너를 파고들기는 어렵지만 제법 급격한 코너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잘 버텨준다. 앞바퀴에 미끄러짐 현상이 일어나면 즉각 자세제어장치(ESP)가 개입해 차체를 바로잡아 준다. 연비도 상당히 개선됐다. 터보장치를 달고도 3등급(10.6㎞/L)을 받았다. 가격은 5350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