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떨이요~'…세일 막판 재고물량 쏟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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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가을세일에 나온 겨울옷을 소비자들이 돌아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가을 세일 동안 팔린 상품의 90%가 겨울상품이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장화 팀장은 "세일 초기부터 내복.코트.부츠.모피 등 겨울 상품을 중심으로 팔리기 시작하더니 세일기간 내내 이런 현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으로 패션업체들이 가을상품을 적게 만들었고▶소비자들이 신상품보다는 값싼 이월 겨울상품을 사려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겨울신상품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한숨소리도 패션업계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주요 백화점들은 가을 정기 바겐세일 사흘을 남겨두고 막바지 기획전에 들어갔다. 원래 막바지 사흘은 백화점마다 그동안 팔리지 않은 가을 신상품과 이월상품들을 대거 쏟아놓고 세일 기간 중 가장 싸게 파는 '막바지 기획전'을 연다.

15~17일 벌이는 막바지 기획행사에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듯 겨울상품들이 주력 상품으로 나왔다. 그 중에서도 남성 정장과 코트행사가 유난히 많다. 현대 백화점이 이 사흘간 남성정장과 코트류만 5만점을 내놓겠다고 할 만큼 백화점 업계의 기획전 물량이 엄청나다. 워낙 재고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애경백화점은 남성 추동정장을 아예 3만~9만원대에 파는가 하면, 비교적 고가품을 많이 파는 현대와 신세계 백화점도 15만~29만원대의 남성정장을 대거 내놓았다. 캐시미어코트도 35만~60만원대면 살 수 있다.

이른바 '모피유행 10년 주기설'에 따르면 올해는 모피가 유행해야 하는 시기다. 그래서 많은 백화점들이 모피 기획전을 야심 차게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00만.200만.300만원 균일가전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모피 특가판매전과 함께 리모델링 서비스(12만~45만원)도 한다. 신세계.갤러리아 백화점도 모피 기획 신제품을 내놓는 등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가격도 지난해에 비하면 10~50% 싸게 나왔다는 것. 그러나 판매가 생각보다 좋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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