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마일리지 가불해 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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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용카드사들이 카드 사용액의 일부를 현금처럼 쌓아주는 포인트(마일리지) 적립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포인트 적립 혜택을 강화해 우량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포인트 서비스는 크게 항공 마일리지와 일반 상품.서비스 구매 및 할인 등 두 가지다.

◆차별화가 살 길이다=삼성카드는 우량 고객들에겐 적립된 마일리지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하는 '마일리지 우대 정책'을 이르면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우량 고객(프리미엄 회원)이 카드를 쓰면 일반회원들과 똑같은 금액만큼 포인트를 쌓아주되 이를 사용할 때는 포인트의 가치를 더 높게 쳐주는 방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예컨대 회원 등급에 상관없이 1000포인트로 1000원짜리를 살 수 있었지만 서비스가 도입되면 우량고객들은 1000포인트로 1200원의 상품을 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새 차나 가전제품 등을 구입할 때 미리 할인을 받고 이후에 적립되는 카드 포인트로 갚을 수 있는 '마일리지 선(先)사용제'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현대카드 세이브(SAVE)포인트 제도'를 이용해 현대차 클릭을 살 경우 30만~50만원을 먼저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이 서비스로 현대카드 홈페이지 내 LG생활 가전몰을 통해 가전제품 20여종을 10만~25만원까지 우선 할인을 받아 살 수 있도록 했다.

현대카드는 또 지난달부터 카드 포인트의 적립 한도(연간 40만포인트, 5년간 200만포인트)도 없애 포인트가 무한정 쌓일 수 있도록 했다. 쌓인 포인트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카드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로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신한 LG정유 스마트카드'를 최근 내놨다. 이 카드로 3만점 이상의 포인트를 쌓으면 현금(3만원)으로 되돌려받을 수 있다.

◆항공 마일리지도 각양각색=최근 대한항공이 항공 마일리지 원가를 높이자 대다수 카드사는 마일리지 한도를 축소(1000원당 1마일→1500원당 1마일)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는 이전의 마일리지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로 대응하고 있다. 얼마 전 나온 삼성 에스마일카드와 KB마일뱅크카드는 항공마일리지를 1000원당 1마일로 유지해주고 항공권은 물론 고속철도(KTX)승차권.여행상품까지 구매가 가능한 상품이다. 씨티카드(씨티카드 아시아나클럽 마스타카드), LG카드(LG트래블카드)는 1000원당 2마일을 쌓아주는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카드 포인트, 이렇게 써라=1980년대 도입된 국내 카드사들의 적립 포인트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유 할인 혜택은 물론 심지어 카드 연회비나 잡지 구독료도 적립 포인트로 대신 낼 수 있다. 카드사의 적립 포인트는 환금성은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돈은 아니다. 캐시백이 되는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곤 돈으로 환불해 주지 않는다.

대다수 카드사는 포인트를 쓸 수 있는 유효 기간도 정해 두고 있다. 보통 3~5년 정도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처음 적립된 포인트부터 월 단위로 삭제된다. 카드 대금을 연체할 경우 포인트 적립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또 같은 1포인트라도 카드사별로 포인트의 가치가 10~30%가량 차이가 난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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