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는데는 합창음악이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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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18세기 이후 서양음악의 세속화.탈기능화 추세와 함께 기악음악이 맹위를 떨치면서 합창음악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어울어져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과,아마추어들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점때문에 여전히 대중적인 클래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합창음악이 특히 각광받는 때는 송년시즌.차분한 마음으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는 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단골 레퍼토리인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이 웬일인지 눈에 띄지 않지만 바흐 서거 2백50주기에다 예수 탄생 2천년을 맞아 풍성한 합창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헨델의 '메시아' 와 함께, 바흐의 'B단조 미사' .포레의 '레퀴엠' 등 평소에 접하기 힘든 전곡 공연이 12월 무대를 수놓는다.

곡명에서도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종교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연주회용 감상음악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곡들이다.

◇ 바흐 'B단조 미사' = '마태수난곡' 과 함께 바흐 합창음악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음악. 24곡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작곡자 자신이 가톨릭 미사의 전례에 충실한 실용성보다 예술적 가치에 많은 비중을 두고 만든 작품이라 감상용으로 널리 연주된다.

박신화 지휘의 안산시립합창단(12월 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율 체임버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공영숙.메조소프라노 김현주.테너 조성환.베이스 박흥우 등의 독창자와 함께 연주한다. 031-481-3138.

최영철 지휘의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12월 1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소프라노 신지화.알토 문혜경.테너 최상호.베이스 유지호 등과 함께 'B단조' 를 연주한다.

서울심포니와 오르가니스트 김은하가 반주를 맡는다. 02-587-9277.

◇ 바흐 '미사 제5번'=올들어 바흐의 합창곡을 세차례 연주한 서울모테트합창단(지휘 박치용)이 오는 12월 19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미사 제5번' 과 함께 바흐의 칸타타 '마음과 입술과 행위와 삶' , 모테트 '새노래로 찬양하라' 를 들려준다. 소프라노 석금숙.알토 이현정.테너 조성환.베이스 유지호와 멜로매니어 체임버가 출연한다. 02-523-7295.

◇ 헨델 '메시아' 〓고아원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공연에서 연주할 목적으로 작곡.초연된 오라토리오. 예언과 탄생, 수난과 속죄, 부활과 영생 등 3부로 예수의 생애를 음악에 담았다.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났고' '주의 영광' '나팔 울리리라' '할렐루야' 등이 유명하다.

염진섭 지휘의 국립합창단.안양시립합창단의 연합공연(12월 8~9일 오후 7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코리안심포니가 반주를 맡는다.

소프라노 박정원.메조소프라노 장현주.테너 신동호.베이스 김요한. 02-587-8111.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인합창단인 브니엘콘서트콰이어(지휘 이병천)도 12월 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메시아' 를 연주한다.

서울심포니와 에드워드 브루어의 하프시코드.오르간 반주. 소프라노 박미혜.메조소프라노 장현주.테너 김태현.베이스 김명지. 02-2268-2757.

◇ 포레 '레퀴엠' =영국 '클래식 FM' 청취자가 뽑은 '클래식 명예의 전당' 에서 매년 3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음악. 12월 8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삶과꿈 싱어즈가 연주한다. 김정길의 창작곡 '동지섣날 꽃 본듯이' 도 함께 초연된다. 02-318-1726.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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