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부대 역사가 가족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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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정신도 유전됩니다.”

6·25전쟁에 참가했던 김용연(가운데)옹이 4일 백마부대에서 아들 재영씨와 손자 김문호 상병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대원들을 상대로 당시의 전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6·25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아들이 3대에 걸쳐 같은 부대에서 복무해 화제다. 육군 백마부대(9사단)에서 복무 중인 김문호(23) 상병 가족이 그 주인공. 김 상병의 할아버지 김용연(90)옹은 1950년 10월 25일 백마부대 창설 당시부터 부대원으로 복무하면서 6·25전쟁에 참가했다. 김옹은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백마고지 전투를 비롯한 수많은 전투에 참가해 공을 세운 역전의 용사다. 화랑무공훈장을 두 차례나 받았다. 김옹은 백마고지 전투에 대해 “포탄과 총탄이 빗발치는 속에서 장렬하게 쓰러지는 전우들을 뒤로 하고 오직 고지를 향해 돌격했다”며 “스물네 번 뺏고 뺏기는 격전을 치르고 난 뒤 우리는 결국 승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아버지 재영(53)씨는 79~80년 이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하면서 모범 장병 표창을 받았다. 백마사단 사령부 건물 신축에 참여했다고 한다.

김 상병은 이 부대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면서 지난해 10월 육군 최고의 전사를 의미하는 ‘특급 전사’에 선발됐다. 백마부대는 6·25 및 백마부대 창설 60주년을 맞아 김 상병 가족을 ‘백마부대 군 복무 이행 명문가’로 선정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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