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유치원 제도가 뿌리내려 맞벌이 부부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생활공감정책 주부모니터단’에서 모니터로 활동하는 박영주(43·수성구 시지동·사진)씨의 바람이다. 그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시설의 야간 개방을 정부에 제안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정부는 박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음달부터 ‘야간 돌봄 전담 유치원’을 시범운영한다. 대구에서는 37개 사립 유치원이 이 사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들 유치원은 지금보다 3시간 늦은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부모들은 일정한 비용을 내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나 유치원 원아를 맡길 수 있다.
박씨는 지난해 4월 주부모니터단 홈페이지(www.happylife.go.kr)에 ‘맞벌이 부부를 위해 유치원·어린이집에 통합야간반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안을 올렸다. 그가 육아 문제를 거론한 것은 자신의 경험 때문이었다. 박씨는 10년 전 유치원생이던 딸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아이를 돌봐줄 친인척이 주변에 없었어요. 돈을 주고 맡기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10년 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지요.”
박씨는 2008년 말 신문에 실린 주부모니터단 모집 기사를 보고 지원했다. 주부들끼리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반영토록 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유치원 야간 개방 정책이 반짝하다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이 제안으로 지난해 말 대통령상을 받았다. 주부모니터단은 생활 속에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행안부가 만든 모임으로 지난해 2월 출범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제보를 한다. 전국에서 3041명(대구 220명)이 활동하고 있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