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뭐 하는지 궁금했던 세 여자 ‘날 풀리면 뵙겠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부상과 출산 등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LPGA투어 스타들이 속속 부활의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버디퀸’ 박지은(31·나이키골프)은 고관절 수술로 1년 동안 투어를 중단했다가 다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출산 때문에 지난해 6월 투어를 접었던 김미현(33·KT)은 올 시즌 초 투어 복귀를 위해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LPGA투어에서 성적 부진으로 고민하던 홍진주(27·비씨카드)는 체면을 내던지고 국내 무대로 유턴했다. 4월 초 개막하는 KLPGA 투어 시즌 오픈 전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박지은=“마음고생 좀 했죠. 왼쪽 다리의 고관절 수술 이후 재활훈련을 하느라 정신 없었어요.” 지난 1월 중순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집으로 돌아간 박지은은 올해 투어 복귀를 앞두고 맹훈련 중이다. 지난 한 해 동안 LPGA투어에서 박지은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자 여러 허튼 소문이 나돌았다. 애인과 잠적설, 부모와의 불화설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는 병상에 있었다. 허리 부상 때문에 2008년 겨울, 병원을 찾았다가 ‘고관절을 싸고 있는 막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이듬해 4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6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받았어요. 아직 왼쪽 다리 근육에 힘이 100% 붙지 않아 걱정돼요. 지금은 헬스로 체력을 키우고 연습장에서 스윙 감각을 되찾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아직 실전 라운드는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박지은은 “선수로서 한번은 옛 명성을 되찾고 싶은 심정이죠. 부상 때문에 사라진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에서 열리는 J골프 주최 LPGA클래식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나이/LPGA 승수 31세, 6승
공백 이유 왼쪽 다리 고관절 수술로 2009 시즌 투어 포기
복귀 시기 2010년 3월 26일 J골프 LPGA 클래식

◆아이 낳고 재도전하는 김미현=“출산 때문에 골프채를 놓은 지 벌써 7개월이 됐네요. 그동안 아기랑 떨어지지 못해 어제(3일)부터 겨우 운동을 시작했어요.” 유도 스타 이원희(29)와 결혼한 김미현은 지난해 11월 아들(예성)을 낳은 뒤 산후조리를 위해 인천 집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걱정이 태산이다. “몸의 밸런스가 깨져서 큰일이에요. 출산 이후 골반이 커져 두 사이즈나 큰 옷을 입을 정도로 몸이 변했어요. 체중도 장난 아니죠. 그동안 10㎏을 뺐는데도 7㎏을 더 감량해야 겨우 예전의 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3일 인천의 한 스포츠센터를 찾아 첫 훈련을 시작한 김미현은 둔해진 몸 때문에 2시간에 소화해야 할 운동프로그램을 4시간이나 걸려 마쳤다. 그는 “운동시간이 길어지면 아기가 보고 싶다”고 새내기 엄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엄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미현도 3월 LPGA클래식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나이/LPGA 승수 33세, 8승
공백 이유 출산 위해 2009년 6월 말부터 투어 중단
복귀 시기 3월 26일 J골프 LPGA 클래식

◆미국 무대 접고 국내로 돌아온 홍진주="몸살감기로 오늘(4일) 하루 훈련을 쉬었어요. 하루에 5시간씩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하다 보니 몸이 견뎌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태국에서 동계훈련을 하고 있는 홍진주도 복귀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홍진주는 2006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뒤 2007년 미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계속된 성적부진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말 귀국했다.

“솔직히 부담돼요. 체면과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나이 어린 후배들과 경쟁하려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네요. 죽어라하고 훈련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시즌 2~3승이 목표”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나이/LPGA 승수 27세, 1승
공백 이유 LPGA투어 성적 부진으로 KLPGA 복귀 준비
복귀 시기 4월 2일 김영주골프여자오픈

최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