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세시장 '동면'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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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자 아파트 월세물건이 쑥 들어갔다.

지난 여름 1부5리 이상으로 초강세를 유지하던 월세 전환율도 요즘은 최저 1부까지 내려 앉았다.

특히 경기도 분당 신도시는 지난 여름 30평형 이하 소형아파트는 70%가 월세 매물이었으나 지금은 50%선으로 떨어졌다.

집주인들이 고정수입을 기대해 월세로 내놓았으나 경기침체로 아파트시장이 조용해지자 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

야탑동 장미마을 16평형은 8월 전셋값이 8천만원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6천5백만~7천만원에 얻을 수 있다.

월세는 보증금 2천만원에 월 60만~65만원 선으로 월 1부2리의 이자율이다. 지난 여름에는 보증금 2천5백만원에 월 70만원 선이었다.

정도부동산 문홍주 사장은 "전셋값이 내려가고 거래가 뜸해지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매물을 많이 거둬들이고 있다" 며 "연말까지 매매.전세시장이 안정되다 신학기를 앞둔 1월께 다시 전세수요가 늘어날 것" 으로 전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도 월세 아파트를 포함한 임대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여름 공인중개사무소마다 평균 10여 건씩 있던 월세 물건이 지금은 한 두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거래가 안된다.

신시가지 1단지 20평형의 경우 전셋값이 7천5백만원으로 8월보다 5백만원 내린 가운데 월세는 보증금 3천만원에 월임대료 50만~60만원에 형성됐다. 여름보다 10% 이상 내린 가격이다.

서울 서초동 삼호아파트 20평형은 전셋값이 9천만원에 형성된 가운데 월세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 80만~90만원이다.

전셋값을 월세로 환산하면 이자율이 1부에 불과하다. 지난달보다 10% 내린 것이다.

34평형도 지난 9월 보증금 3천만원에 월 1백3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보증금 2천만원에 월 1백10만원으로 추락했다.

이 아파트 20평형 2백32가구 가운데 월세물건이 한때 10여 건이었으나 지금은 2, 3건밖에 없다.

씨티부동산 안시찬 사장은 "그나마 남아 있는 월세물건도 돈이 급한 주인들이 전세로 돌리는 추세" 라며 "매매가 장기침체돼 있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도 당분간 조용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상계동은 매매.전세 모두 숨 죽어 있다. 이곳은 소형아파트가 많고 월세매물이 전체 임대물건의 70%에 이를 정도로 많은 곳이었으나 지금은 50% 선으로 줄었다.

주공 4단지 24평형은 지난달 보증금 2천만원, 월 6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월 50만원으로 내렸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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