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업체 가격경쟁 과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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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수는 별로 늘지 않는데도 이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관광회사 숫자는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과열 가격경쟁이 바가지 요금등 서비스 부실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 10월말 현재 제주도내 여행사는 취급 종류별로 국내여행 전문 2백10개사, 국외여행전문 34개사, 국내외종합 20개사 등 모두 2백64곳으로, 이미 IMF한파가 몰아치기 직전까지 최대치였던 1997년 2백62곳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또 제주관광 황금기가 이어지던 91년 1백1곳에 비해선 무려 2.6배 수준이다.

여행사들은 경제한파가 이어지자 연쇄도산.폐업등으로 매년 40~50여곳이 문을 닫아 99년까지 2백22곳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 증가는 더디기만 하다. 91년 3백20만4천여명이었던 관광객은 지난해말 3백66만6천여명으로 14%의 증가세에 불과한데다 올들어서도 10월말 현재 3백45만여명 정도.

현재의 여행사수도 같은 수준의 관광객(3백60여만명)이 찾던 시절인 94년 여행사 1백40곳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이로 인한 과열 가격경쟁을 반영하듯, 제주도청에는 여행객들의 불만신고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10~20만원대 덤핑관광으로 제주를 찾았던 여행객들로 값싼 관광지.일정, 숙소등의 불만을 호소하는 사례가 매일 수건씩 속출하고 있다.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여행사가 육지부 여행사에 송객(送客)보증금을 주고 관광객을 받다보니 적자를 메꾸고자 고질적인 바가지관광에 나서 제주관광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제주도 당국도 여행사 난립을 막고자 97년말 공동출자를 통한 연합여행사의 설립등 컨소시엄 구성을 독려했지만 별다른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사이버관광타운' 코너를 마련, 관광객들이 여행사별 관광상품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여행업계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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