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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꾼 TV' PC처럼 쓰고…코란 읽어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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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주도해온 디지털TV 시장에 중견업체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이들 중견업체는 대기업 못지않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대기업이 미처 손대지 못한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현재는 수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조만간 내수 시장에서 대기업과 겨루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아이디어 제품으로 차별화=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이레전자는 PC와 연결하면 별도의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42인치 PDP(벽걸이용) HD(고화질) TV를 최근 한국전자전(KES)에서 선보였다. 이 TV는 가정 내 PC와 랜(LAN.근거리통신망)으로 연결하면 인터넷.게임.워드프로세서 등 PC 안에 깔린 각종 프로그램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즉 안방의 PC에서는 문서작업을 하고, 동시에 이와 연결된 거실의 TV로는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식이다. 이를 위해 이 TV는 PC처럼 키보드와 마우스, 스피커 및 랜 접속포트를 갖추고 있다.

디보스는 인터넷 및 멀티미디어 전용보드, 40기가바이트(GB) 하드디스크가 들어있는 40인치 인터넷 LCD(액정) TV인 'IM(인터넷 멀티미디어) TV'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컴퓨터와 연결할 필요도 없이 LAN 또는 ADSL과 연결하면 리모컨.무선 키보드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또 디지털카메라를 TV에 내장된 UBS단자에 연결하면 사진을 TV 화면에서 바로 보고 편집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또 중동 시장을 겨냥해 '코란 LCD TV'도 선보였다. 이슬람 경전을 TV속에 내장해뒀다가 기도시간 등에 경전의 내용을 보여주면서 읽어주기도 한다.

덱트론은 HD급 PVR(개인용 비디오 녹화기)이 내장된 42인치 PDP TV (모델명 DPT 4200)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HD 방송을 보면서 바로 TV내에 녹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내수시장 진출 채비=이들 중견 TV업체들은 제품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다. 이레전자는 유럽시장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올해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문식 사장은 "신제품 개발을 계기로 국내 TV 시장에도 본격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레전자는 이번에 개발된 제품을 우선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국내에는 연말께 출시할 계획이다. 시판 가격은 470만원 안팎으로 일단 책정했다.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 중 95%를 수출로 올렸던 디보스도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심봉천 사장은 "이번에 개발된 신제품은 900만~1000만원 대의 가격으로 시판을 준비 중"이라며 "연말에는 46인치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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