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평균점수 작년보다 20점이상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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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 전체 평균 점수가 지난해에 비해 20점 이상 뛰어오르는 등 유례없이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4백점 만점 중 3백점 이상 득점자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전체 수험생의 35%)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4백12명에 불과했던 3백90점 이상이 그 15배인 6천여명을 웃돌고, 인문계.자연계를 합쳐 6천5백75명이었던 3백80점 이상이 그 4배인 최고 2만8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 최상위학과의 특차 합격선이 인문.자연계 모두 최고 3백98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수능에서 단 두 문제(전체 2백20개)이상만 틀려도 서울대 특차에서 탈락하는 극단적인 상황도 예상된다.

사설 입시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대성학원.종로학원.고려학력평가연구소는 17일 올 수능 응시자 6만8천3백27명, 6만2천1백43명, 6만8천2백49명, 4만1천4백95명을 대상으로 한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서울대 하위권 학과도 3백90점 이상, 연세대.고려대 상위권 학과 특차는 3백90~3백95점이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에 있는 대학 특차에 지원하려면 인문계.자연계 모두 3백40점대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위권 대학 특차모집은 동점자 속출로 소수점 이하 몇자리까지도 따져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전망이어서 변별력을 잃은 수능시험에 대한 수험생.학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들 역시 변별력을 잃은 수능 체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어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는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거의 없어진 반면 학교생활기록부.논술.면접 성적과 대학별로 채택하는 영역별 가중치 등의 요소가 합격.불합격을 가르게 됐다.

상위 50% 집단의 예상 평균 점수는 인문계가 3백29.5~3백34.5점(지난해 대비 20.9~25.9점 상승), 자연계는 3백44.9~3백52점(16.6~23.7점 상승)이었다.

가장 많이 몰린 점수대는 3백50점대로 이들이 지원하는 수도권 대학의 특차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만점을 받아도 안심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됐다" 고 말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실장은 "올 입시에서는 학생부.논술.면접 등의 성적을 잘 관리해야 한다" 며 "누구도 특차 합격을 장담할 수 없으므로 특차만 믿고 정시모집 준비를 소홀히 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을 맡은 김임득(金任得) 한양대 교수는 이날 입시학원의 가채점 결과와 관련, "당혹스럽다" 면서 "출제위원들이 예상 점수를 너무 낮게 잡은 듯하지만 12월 12일 최종 성적 발표 때까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 2001 수능 특집 페이지 (http://www.joins.com/series/2001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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